경마시행 주체인 한국마사회는 공정경마 시행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다루고 있다. 공정한 경마시행이야말로 한국마사회의 존재이유일 뿐만아니라 전체 말산업을 살찌우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마시행에 있어서 공정성의 핵심요소라 할수 있는 출발대 문의 정상개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주 4월30일 부산경마 금요일 7경주에 출전한 ‘레드영’은 우승이 유력시되었으나 종반 기대 이하의 기록으로 최하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결과가 있었다. 이를 놓고 해당 경주마의 게이트가 다른 게이트보다 0.3초-0.5초 늦게 열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경마의 승부가 코차이로 결정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0.3초-0.5초 차이는 결정적으로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마사회는 출발대의 문이 정상적으로 개방되지 않으면 ‘경주불성립’으로 재경주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게이트의 문이 늦게 열렸는데도 경주성립으로 처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본사에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항의를 하는 경마팬의 전화가 쇄도했으며 특정 기수의 낙마 상황에 대해서도 예주거리제도(일정한 거리에서 낙마나 고착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해당 경주마의 마권구입액을 환불해주는 제도)를 부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출발대 게이트의 정상개폐 문제는 이전부터 끊임없이 재기 되어온 문제로 현재까지도 풀지 못할 숙제로 남아 있다. 과거 2005년 2월 27일 3경주에 출전한 ‘족패천하’는 당시 인기순위 2위를 기록했으나 최종 6위에 머물러 출발대 문제가 불거진바 있고, 이후 2006년 9월 1일 6경주에 출전한 ‘귀한선물’도 경주 시작 전 인기순위 1위로 우승이 유력시 됐으나 결국 5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바 있다.

지난주 ‘레드영’은 경주 후 재결리포트에서 ‘출발대 문이 열리는 시점과 동시에 9번마 레드영(김도현 기수)은 오른편으로 기대며 출발대 앞문에 추돌하였고 이로 인해 출발대 잠금 장치 부분에 압력이 가해져 경미하나마 문이 늦게 열렸음’으로 최종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도 경주불성립을 선언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많다. 경마시행규정의 ‘출발대의 정상개방’이면 경주성립으로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정상개방’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미세하게 늦게 열리거나 일찍 열리는 상황을 ‘정상개방’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아예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을 때만을 비정상으로 보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출발대 문이 늦게 열리는 현상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경주마가 출발대 내에서 요동에 의한 게이트 접촉시 잠금장치 압력으로 인해 늦게 열리는 경우가 있고, 경주마가 체중을 실어 앞문에 기댈시에도 늦게 열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는 경주마의 순치에 문제가 적어 발주기내 요동이 많지 않지만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악벽기를 보이는 경주마들이 많은 점도 한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라며 ‘출발대 문이 늦게 열리는 현상은 현재로서는 불가항력적으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모 조교사는 ‘현재 미국에서는 특정 게이트에 발주기 문이 늦게 열리는 현상은 없다. 만약 그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출발대 관리의 미숙과 계절적인 요인에 의한 기계적 결함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발주기문이 늦게 열리는 현상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시행규정을 좀 더 명확히 하여 경마시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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