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경마시행규정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제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령 출발대의 문이 미세하나마 정상적으로 개방되지 않았을 시 경주불성립으로 처리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출발대 또는 근처에서 경주마가 고착되거나 기수가 낙마할 경우, 또는 주행중지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과거에 시행하던 예주거리 제도를 부활해 해당 마권 구입액을 환불해줌으로써 경마팬의 손해를 최소화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마시행의 구체적인 부문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요소들이 많아 어느 한쪽의 주장을 수용하다보면 다른 불만세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경마팬의 민원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냥 넘기기에는 말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위험한 미래가 걱정된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며 세계적으로 단일화되어 있는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그리고 말의 능력이 70% 기수의 기승술이 30%로 융합돼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마가 인류에게 백해무익한 것이었다면 전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한국경마의 고질적인 병폐인 ‘간다 안간다’는 소스 얻기에 혈안이 되고 그저 종합지나 찌라시에 의존하는 베팅문화를 그대로 두면 말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경마는 다른 도박 예를 들면 로또나 카지노와는 달리 본인이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스경마와 번호찍기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마에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는 경마팬은 결국 그로인해 경마의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다. 여기저기 난무하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열중하다보면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에 다름아니라는 것을 모든 경마팬이 인식해야 한다.
또한 시행체가 경마팬으로부터 경마시행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공정한 경마가 시행되어야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보와 자료를 취합하여 분석과 추리를 하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마시행과 관련한 모든 부문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마시행제도는 아직도 곳곳에서 일제시대의 잔재를 그대로 답습하는 요소가 많이 있다. 각종 제도와 규정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선진화되면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만연해 있는 경마팬들의 의식도 선진화될 것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마팬의 불만을 잘 수용하여 이해가 모자라는 경마팬은 교육과 홍보를 통해서 인식을 개선하고 후진적인 제도는 선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경마창출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가 매경주 최선의 레이스를 펼치도록 노력하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 경마팬의 불신을 불식시켜 말산업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