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다. 세계경마의 지향 점은 어느 나라가 가장 훌륭한 씨수말을 소유하는가로 집약된다. 자동차며 통신기기 등 다른 상품들이 회사 간의 경쟁으로 우열이 가려지는 것과 달리 글로벌산업인 경마산업은 세계가 하나의 혈통인 ‘서러브레드’(Throughbred)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여타의 다른 상품들과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KRA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2012년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한 암말 우대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수입 암말 가격 상한선을 폐지하고 최우수 암말 선발 시리즈인 Queens` Tour를 신설한 것은 세계와 경쟁을 하기 위한 정책이기에 크게 환영할만하다.

한국마사회의 올해 경주계획에 의하면 수말․거세마에 대한 수입 상한가는 현행 미화 2만 달러로 유지하는 반면에 암말은 기존 7만 달러에서 구매상한선이 폐지된다. 특히, 해외 경주마 경매시장으로만 한정됐던 거래시장도 뛰어난 경주마를 미리 선점할 수 있는 개별거래(private sale)까지 확대됨으로써 미국의 클래밍레이스 등에서 경주마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종전에 비해 더욱 우수한 암말들이 국내에 입성하게[ 되어 경주 수준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경주마들은 은퇴 후 생산환류를 통해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국산마의 생산기반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최우수 암말 선발 시리즈인 Queens` Tour를 신설하여 연도 최우수 암말에게 생산환류를 전제로 농식품부에서 확보한 3억원의 인센티브와 KRA 한국마사회가 보유 중인 우수 씨수말에 대한 우선 선택권도 보장된다. Queens` Tour는 서울의 뚝섬배, 부경의 KNN배와 경상남도지사배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수 종마 자원 확보를 위해 국내산마와 외국산마 모두 5세 이하 암말을 출주 대상으로 한다. 한국마사회가 파격적인 암말 우대정책을 지속하는 이유는 고가 씨수말만으로는 우수한 망아지를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암말 우대정책과 더불어 서울 - 부산남경마공원 간 통합경주가 12개로 늘어나고 그랑프리, 삼관경주 등 최고 경주의 순위상금도 상향조정되어 우수마 선발체계가 강화된다.

경마시행규모는 총 94일 서울 1,064경주, 제주 852경주로 전년과 변동이 없으며, 부경은 작년도 4분기 수준인 주당 17경주를 시행, 연간 총 782경주로 전년 대비 36경주 증가되었다. 마필교체기인 4월부터 7월까지 원활한 경마시행을 위해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일요경마가 기존 11개, 7개 경주에서 10개, 6개 경주로 각각 축소되고 이기간 동안 부산경남경마공원의 6개 경주를 모두 중계경주로 시행할 예정이다. 7월21일부터 8월19일까지 8일간은 야간경마를 시행하며 설연휴(2.13~14), 혹서기(8.3~8.5), 추석연휴(9.28~30), 연말(12.21~30)에는 휴장한다.

올해 통합경주는 전년도 10회에서 2경주가 추가돼 12회 시행된다. 새롭게 통합경주로 실시되는 경주는 ‘KNN배(L)’와 ‘Owners` Cup(GⅢ)’이다. KRA는 통합경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부경의 자존심을 건 대결은 갈수록 볼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경마대회의 상금도 대폭 인상됐다. 한국경마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리는 삼관경주(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식품부장관배)의 총상금이 13억원에서 16억원으로 인상되었다. 이외에도 경기도지사배(L)는 1억 5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뚝섬배(GIII)은 2억 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그랑프리(GI)도 4억 5천만원에서 6억원으로 인상되는 등 우수마 선발체계가 강화되었다. 한국마사회의 경주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어 한국경마의 세계화가 앞당겨지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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