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청문회,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객관적 진실 밝혀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인사는 조직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여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고 보충하는 일을 가리킨다. 좋은 인재를 발탁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는 사람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나라의 미래가 밝아진다.

중국의 당 태종은 인사를 중시한 대표적인 제왕으로 불린다. 신당서(新唐書) () 45 () 35 선거지(選擧志)에는 무릇 사람을 고르는 법[擇人之法]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몸[]인데 그 얼굴과 몸매가 듬직하고 위풍당당해야 한다[體貌豊偉]. 둘째는 말[]인데 그 말하는 바가 조리가 있고 반듯해야 한다[言辭辯正]. 셋째는 글[]인데 글씨가 해서처럼 또박또박 정확하면서 아름다워야 한다[楷法遒美]. 넷째는 판단력[]인데 사안의 이치에 대한 판단력이 우수하고 뛰어나야 한다.”라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밝히고 있다. 당 태종은 이를 통해 인재를 파악하는 훌륭한 용인술을 펼쳤고, 당나라의 태평성대를 이끌었다.

고려 무신정권 시대에 30년 동안 최고권력의 자리를 지킨 최우는 확고한 인재등용의 원칙과 운영방식을 수립한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이다. 그는 인재를 4단계로 구분하고, 이규보와 같은 뛰어난 문사를 적극 등용했다. 그가 원칙은 첫째, 능문능리(能文能吏), 학문이나 문장에도 능하고 관리로서의 재능도 뛰어난 자, 둘째, 문이불능리(文而不能吏), 학문이나 문장에는 능하지만 실무능력이 떨어지는 자, 셋째 이이불능문(吏而不能文), 실무에는 능하나 학문 혹은 문장이 뒤떨어지는 자, 넷째, 문이구불능(文吏俱不能), 문장이나 실무 모두 능하지 못한 자로 구분하고, 무신정권이 문신을 우대함으로써 국정운영의 큰 흐름을 장악했다.

 

대통령 공격으로 변질된 인사청문회, 본래 목적 회복해야

그런 의미에서 현대사회에서 인사청문회는 당 태종이나 최우처럼 좋은 인재를 발탁하고 검증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매우 민주적이면서도 공정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도입된 인사청문회는 국회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고,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반영하여 신중하게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또 지명 받은 인사도 주어진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는 장점을 가진다. 제도적으로 정부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20일 이내에 국회 본회의 표결에 회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임명동의안에 임명동의 요청사유서 또는 의장의 추천서와 함께 학력경력사항, 병역신고사항, 재산신고 사항, 최근 3년간의 소득세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의 납부실적에 관한 사항, 범죄경력에 관한 사항을 첨부해 검증하게 한다.

문제는 인사청문회가 언제부터 대통령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략적 목적으로 공격용 무기로 사용하거나 야당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흠집을 내는 도구로 전락한 상황이다. 대통령은 이같은 야당의 공격 속에 국정운영의 방향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고, 입법 부재나 중단의 상황에서 국정은 혼란을 겪게되는 일이 많다. 야당은 수권정당이 되려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견제와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야당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 입법 불능 상황을 통한 국정 발목잡기, 막말과 저급한 정략적 행태 등 그동안 보여온 정치적 행보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고, 도리어 야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미국의 사업가이자 자선가인 존 록펠러가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모든 기회에는 의무가, 소유에는 그에 상응하는 임무가 따른다고 책임감을 강조하곤 했던 이야기를 새길 필요가 있다. 자유가 아닌 방종, 남을 무시하고 군림하는 안하무인의 행태를 질타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지금 상황과 매우 잘 들어맞는 록펠러의 경구다.

 

6일 열리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확인되지 않은 채 제기된 언론과 야당의 의혹과 공세를 검증하고, 후보자의 정책과 도덕성, 경륜을 진지하게 검증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6일 열리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확인되지 않은 채 제기된 언론과 야당의 의혹과 공세를 검증하고, 후보자의 정책과 도덕성, 경륜을 진지하게 검증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야의 합의에 따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6일 열린다. 조 후보자의 딸, 부인와 어머니 등 가족 증인 선정을 둘러싼 이견으로 청문회를 열지 못한 채 극한 대치를 이어온 여야가 막판에 극적으로 합의해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회는 이번 청문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조 후보자 관련 의혹과 관련된 도덕성과 공정성 문제와 함께 정책역량도 깊이 있게 검증함으로써,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격인지 실격인지 여부를 국민에게 밝혀줘야 할 것이다. 특히 조 후보자와 자유한국당 양쪽은 이례적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논란과 사모펀드·웅동학원 의혹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내놓은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수한 언론보도와 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무조건 조 후보자를 감싸거나 편들려 하지말고, 냉정하게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태도다. 과거 관행처럼 묻지마식 의혹 제기를 반복하거나 후보자 흠집내기나 모욕주기 태도를 버리고 정확한 근거자료와 팩트를 제시하며 엄정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며 고압적이고 독선적인 자세로 공세만 가할 경우 그 역풍이 거세질 것이며, 검찰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에 내놓은 특검이나 국정조사 카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일단 청문회 자체에 진지하고 충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다. 조 후보자 역시 자신과 가족에게 제기된 수많은 의혹에 대한 솔직하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음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6일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많은 의혹과 공방이 정리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장이 형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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