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 최대의 경마 축제인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가 이번주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메이단(Meydan) 경마장에서 열리고 있다. 1996년 출범 이래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는 총 9개의 경마대회가 하루에 열리는 빅 이벤트이다. 하이라이트인 두바이 월드컵 경주는 총 1천만달러(USD)의 상금이 걸려 있으며, 우승마에게는 무려 6백만 달러의 상금이 돌아간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와 뉴질랜드를 평정하고 유럽으로 진출해서도 강자로 군림해온 ‘So You Think’(뉴질랜드,5세,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두바이 월드컵에 도전했다. 올해 대회에는 4마리의 미국산 경주마도 출격했다. 이중 지난해 브리더즈컵 클래식 준우승마 ‘Game On Dude’(5세,거)와 유일한 암말 출전마이자 지난해 브리더즈컵 레이디즈 클래식 우승마인 ‘Royal Delta’(4세,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일본이 동북지역 대지진으로 큰 슬픔에 빠져있을 즈음 두바이 월드컵에서 일본산 경주마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본 국민들을 달래 준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해 준우승마 ‘Transcend’(6세,수)는 올해도 출사표를 던졌다.

유럽산 경주마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3년 ‘Moon Ballad’(아일랜드)가 마지막으로 이후 8년간 단 한 번도 우승마를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6년 만에 쿨모어 측이 대회 출전을 선언함으로써 향후 두바이 월드컵에도 유럽산 마필의 선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처럼 세계경마는 두바이월드컵을 놓고 온통 축제에 휩싸여 있다. 한국마사회에서도 김영만 부회장을 비롯한 시찰단이 출국한 상태다.

그런데 한국경마는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 입장인원과 매출액이 지난해 야간경마 이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말산업 전체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입장객의 경우 무려 8% 이상, 매출액은 3%이상 줄어들은 모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마권자동발매제도를 선보이더니 요즘에는 묶음번호제 부활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자동마권발매제도는 경마의 본질을 외면한 채 도박성만 부채질하는 제도다. 경마팬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제도다. 묶음번호제만 해도 그렇다. 승부조작의 폐해만 커진다고하여 없앤 제도다. 적중하기 쉽도록 부활하자는 의견이 있는 모양인데 만약 시행한다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입장인원과 매출액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있다. 장외발매소 축소폐지, 전자카드제 시행, 본장과 장외 매출비율 50:50 등 다른 사행산업에는 없는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사감위를 설득하여 과도한 규제를 막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다.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려하면 부정적인 더 큰 문제만 야기될 뿐이다. 가령 이번 두바이월드컵 시찰단에 사감위원을 포함시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세계경마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보고도 과도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을까?

복권과 토토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고 전국 7천여개에 이르는 동네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마권은 전국 3개의 경마장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다. 애초에 경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설득하여 미진한 법을 개정하고 사감위원을 설득하여 규제를 약화시키는 것이 한국마사회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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