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로도 몸과 마음 치유할 수 있어요
말(馬)로도 몸과 마음 치유할 수 있어요
  • 이용준
    이용준 webmaster@horsebiz.co.kr
  • 승인 2012.08.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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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들과 함께 재활승마 강습을 하는 교육생들 (ⓒ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 국내 첫 시행된 재활승마지도사 강습 현장을 가다

얼마 전 모 프로그램에서 나온 퀴즈 하나. 남자와 여자 구분 없이 치러지는 운동 종목은? 1)사격 2) 승마 3)펜싱. 답은 승마다. 선수 개인의 능력보다 말 능력이 중요한 승마는 남녀 구분 없이 경기한다. 또한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에 유일하게 ‘동물’이 경기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승마를 좋아하는 이들은 누구나 다 안다. 승마를 즐기는 데 말과의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승마를 통해 아픈 몸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무기력증과 같은 마음의 질병까지도 치유된다는 사실을.

재활승마지도사는 말조련사와 장제사와 더불어 올해부터 국가전문자격 시험으로 채택됐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는 이중 ‘재활승마지도사 3급 양성 과정’을 지난 5월에 개설, 총 37명의 지원자 중 10명을 선발해 6개월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선발된 교육생은 재활승마지도사가 되기 위해 한국마사회의 전문 인력과 외부 전문가로부터 △마학 △마술학 △장애의 이해 △관련 법규 △특별 활동 △재활승마실습 등의 강좌에서 수준 높은 교육과 실습을 받는다.

재활승마지도사 과정이 한국마사회의 여러 사회 공헌 사업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김진갑 한국마사회 승마아카데미 원장은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은 온갖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마음과 육체의 질병을 승마로 치유하는 재활승마지도사의 필요가 절대적이다”며 재활승마지도사가 미래 고부가 가치 산업인 말 산업에서 중요한 인력임을 암시했다. 또 “재활승마지도사가 사회적으로 배려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활승마지도사 전망, 말 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에 달렸다

하지만 승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참여가 낮고 ‘귀족 스포츠’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운 점도 있다. 재활승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다. 전국에 400여 개의 승마장이 있지만 자립도가 낮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재활승마지도사 과정을 마쳐도 전망이 밝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올해 처음 시행하기에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진행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다. 김 원장은 “교육생들이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나갔을 때 이들의 취업 및 진로를 경제성과 연결하는 문제, 재활승마지도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는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교육생들의 만족도와 향후 진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 중임을 밝혔다.

앞서 밝혔듯이, 국내에서 재활승마지도사 과정은 올해 처음 시행됐다. 강의할 전문 인력도 부족해 한국마사회에서는 외부 전문 교관 두 명을 섭외, 재활승마 실습 및 장애에 대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특정 강의는 심리 치료 전문가와 응급 구조가, 교수 등을 초빙해 강의한다. 이전까지는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외국으로 나가 자비로 시험을 보거나 국외 전문가를 초빙해 짧은 기간 동안 교육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재활승마 인프라가 잘 구축돼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진갑 원장은 재활승마지도사 과정이 정착되기 위해 여러모로 고군분투 중이다. 치료 승마와 강습 승마, 레저와 스포츠로서 분류되는 재활승마(RD-Riding for the Disabled) 강습 과정에 대한 콘텐츠도 재분류되어 강의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10월에는 특별과정을 개설해 외국의 전문가를 한 달간 초빙할 계획도 밝혔다. 교육생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기에 내년도 예산에서 특별적립금을 신청,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재활승마 선진국으로 연수를 갈 계획도 있다. 교육생들은 과정을 이수할 때까지 재활승마지도사 과정뿐 아니라 민간자격시험인 승마지도사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말이 아픈 다리를 대신해 주는 경험해 봤나요”

“○○아, 허리 세워야지!”
“자, 위아래로 리듬 타면서, 하나 둘 셋.”
한국마사회 승마훈련원 내 실내마장에서는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강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20대 학생부터 40대 가정주부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으로 이뤄진 재활승마지도사 과정 교육생들은 이날 오전 장애 아동들과 함께 현장 실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재활승마지도사 과정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은 교육 과정에 있어서 만족하지만, 교육 외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에 참여한 이 모 학생은 낙마한 뒤 제대로 못 걸어 다닐 정도였다. 다시 말을 타면서 ‘재활승마’의 효과를 직접 체험했다. 승마를 통해 말이 아픈 다리를 대신해 주면서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경험을 한 것. 그래서 재활승마를 제대로 배워보고자 이번 과정에 지원했다. 다른 교육생들도 승마를 통해 장애 아동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재활승마에 관심을 두게 되어 지원한 경우가 많았다.

재활승마지도사 교육생들은 “재활승마에 맞춰 훈련된 말과 교관 선생님들의 체계적이고 정석인 교육 과정에 만족한다”면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육생들의 기본적인 숙식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부담된다고 했다. 실제 기승 시간이 짧은 것도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에는 고삐도 못 잡고 소심하던 장애 아동들이 말과 함께 교감하며 변화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도 했다. 승마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재활승마지도사도 전망 있는 직업이 될 것을 믿기에 이 양을 비롯한 재활승마지도사 교육생들은 오늘도 열악한 환경에서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재활승마는 몸이 아픈 장애인들만을 위한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픈, 일반인들의 심리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쟁 사회에서 온갖 스트레스에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들, 학업에 지쳐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말(馬)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봉사’인 재활승마는 분명 필요한 분야이기에 재활승마지도사는 이제 막 시작한 말 산업 분야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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