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에 대한 치열한 기자회견 질의응답으로 국민 이해 높이는 계기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2020년 경자년 신년사 발표에 이어 새해 국정구상을 문답을 통해 공개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오는 14일 실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2020년 경자년 신년사 발표에 이어 새해 국정구상을 문답을 통해 공개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오는 14일 실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국정구상을 문답을 통해 공개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오는 14일 실시한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신년기자회견을 했고, 이번에 하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번째다.

기자회견은 사전적으로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내용을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대중 매체를 통하여 설명하거나 해명하기 위해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담화나 모임’으로 정의된다. 국정 최고책임자이자 국가지도자가 언론을 통한 기자회견으로 국민들에게 국정운영 방침을 밝힌다는 점에서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있는 자리다. 대통령이 많은 국민과 직접 만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언론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비전, 현안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중요한 행사다.

 

국정 현안에 대한 대통령 생각과 국정운영 방향 소통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이번 회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된다. 올해는 지난 7일 신년사를 발표한 만큼 예년과 달리 별도 신년사 없이 대통령의 간단한 모두발언에 이어 문답형식의 회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 내외신 기자 200여명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일문일답을 주고받을 예정"이라며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민생 경제와 정치·사회·외교·안보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신년회견은 작년처럼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고 기자들은 제약 없이 묻고 대통령은 진지하게 답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심도 있는 질문과 답변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고, 국민께서 궁금해하시는 점에 대해 충분히 답을 드리도록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각본에 의한 쇼 형식에서 소통의 장으로 변화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와 같은 다양한 대국민 소통의 장과 함께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격의없고 진지하게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갖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기자회견은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질문자와 질문요지, 답변 등을 사실상 다 짜놓고 각본에 의거한 사실상의 쇼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질문자 순서, 질문 요지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전에 대통령에 의해 준비된 답변으로 기자회견은 대부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반면 문재인 정부 들어서 대통령 기자회견은 사전에 주요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채 즉석에서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정하고, 기자는 자신이 사전에 준비하거나 즉흥적인 질문으로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청와대 신년기자회견 후 <워싱턴포스트> 안나 파이필드 기자는 트위터에 “75분이 넘도록 기자회견이 오랫동안 이어지다니 놀랍다. 크고 오래된 언론이 아닌 지방에 있는 소규모 매체까지 질문하는 메이저 언론 중심이 아닌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파이필드 기자는 또 “사전에 질문을 정해 놓지도 않았고, 모든 기자에게 열린 기자회견으로, 심지어 백악관과도 달랐다”고 밝혔다. 파이필드 기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아예 기자회견에서 제외됐다”며 청와대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항의성 질문을 던질 정도로 적극적인 취재활동을 벌였기에 당시 언론과 SNS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통 약속 불구하고 김대중-노무현 시절에 못미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과 열린 형식으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만나겠다는 약속을 하곤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질문자를 직접 지명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18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윤영찬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사회자를 맡았던 반면, 2019년 신년 기자회견은 별도의 사회자 없이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했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대통령의 질문권 지명을 바라는 출입기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대통령에게 어필하게 위해 다양한 의상을 착용하거나 인형이나 필기구를 흔드는 등 이채로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과 자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장을 자주 만들어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45회,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회의 회견을 했으며, 비공식 간담회를 포함할 경우 모두 100여차례가 넘는 대국민 소통을 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대국민 소통을 피한채 비선실세에게 국정을 넘겨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한 보수 정부 시절에 비하면 열린 소통의 장이 진행중이지만, 더욱 자주 소통과 이해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경청할만하다. 기자들과 자주 삿대질하고 얼굴을 붉히면서 언론을 공격하곤 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월평균 2회에 가까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고, 백악관 홈페이지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모두 공개할 정도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역시 소통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더 자주 국민들과 소통하겠다” 약속처럼 소통 기회 늘리길

문 대통령은 새해 신년사에서 “2020년은 나와 이웃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경제가 힘차게 뛰며,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애벌레에서 나비로 탄생하는 힘겨운 탈피의 과정일 것이다. 지난 2년 반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제 나비로 '확실히 변화'하면, 노·사라는 두 날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두 날개,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 남과 북이라는 두 날개로 '상생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 '확실한 변화'를 통한 ‘상생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더 자주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교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는 “말을 부드럽게 하면 사람을 살리고, 악하게 하면 사람을 죽인다”며 소통하는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소통의 언어에 대해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와 함께 기자회견, 인터뷰 등 다양한 대국민 소통의 기회를 갖고, 언론과도 자주 만나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기회를 자주 갖길 기대한다. 반드시 이뤄야 할 민주주의와 정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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