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대 KRA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
특별인터뷰-이종대 KRA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

말산업저널은 KRA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으로 재직 중 KRA 본부 경마본부장으로 임명돼 취임과 동시에 관장 업무 파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한국 경마와 경마산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와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책 마련과 타개 방안 모색 행보에 탄력을 붙였던 이종대 KRA 경마본부장과 특별대담을 가졌다. 다음은 대담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한국 경마 시행 100주년은 ‘大事’, 준비에 역량 집중 만전”
“산업화 단계 진입한 우리 말산업 잠재력 인식 제고 최선”


-한국 경마 시행 100주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다는 느낌이다. 한국 경마를 새롭게 바라보고, 인식케 할 묘안이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경마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점점 경직되는 것 같아 솔직히 걱정이 적지 않다. 국회 일각에서도 하루에 10만 원 이상 배팅을 못하게 못을 박자는 의견과 제안이 끊이지 않는 기류여서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책임이 더욱 막중해지고, 해야 할 일도 산적해진 KRA로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입장이다”

-제도권 내 합법 사행사업인 카지노, 로또, 스포츠 등 여타 업종에 비해 경마사업에 대한 규제가 특히 심하다는 얘긴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규제가 경마에 집중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 사행사업이란 원래 국가가 금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도화를 통해 예외로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즉 경마를 비롯해 카지노ㆍ 복권ㆍ 경륜ㆍ 경정 등은 사감위에서 사행성, 그 자체를 문제 삼아 공급을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다. 사감위는 사설경마 등 최근 급팽창한 불법도박을 집중적으로 규제하고, 단속에 역량을 집중해야 마땅하다”

-경마장 내에서도 불법도박을 하는 사례가 있나?
“사실 불법 사례가 가끔 적발되곤 한다.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베팅하는 경우에는 20%를 선할인해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사설도박 업자들은 세금을 안 내니까 선할인이라는 미끼를 통해 선량한 시민들을 유인하고 또 부추긴다고 한다. 몸은 경마장에 와 있는데, 정작 베팅은 불법 경마에 행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유추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 정부 들어 ‘지하경제 양성화’가 화두로 대두했을 만큼 의지가 강하게 읽혀졌었다. 불법도박과 성행에 따른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사설경마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가?
“형사정책연구원의 경우 국내 사설경마 시장의 규모가 9조원에서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작년 한국마사회 마권발매 매출이 7조8000억 원이었는데, 무려 4배에 가까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인 셈이다. 매출 원천세만 추산해도 약 5조 원의 세금이 탈루되고 있다는 추정이 타당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삼성전자 법인세 납부액과 비슷한 엄청난 규모다.
증세 없는 복지를 위해서라도 불법도박시장에서 이뤄지는 베팅을 제도권 내로 흡수하는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 국내 사행산업 정책 기조는 제도권 내 수요 자체를 억제하는 총량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견지하고 있어서 문제다. 제도권 내 합법 사행사업을 공급 규제로 억제하고, 짓누르다보니 수요가 불법도박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풍선효과(balloon effect)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마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과 정책 기조의 전환이 절실하다”

-제도권 내 사행사업들이 순기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각 시행 주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나 인식은 호의적이지 못한 것 같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도박은 사회악’이라는 정서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시선들이 곱지는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
“경마는 명백히 스포츠다. 스포츠토토가 도박이라고 해서 야구나 축구가 도박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마 시행체의 임무는, 경마라는 스포츠를 공정하게, 최대한 박진감 있게 시행하는 것이다. 흥미와 재미가 있는 경마, 공정한 경마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것이 경마 시행체의 핵심 본분이자 역할이다.
한국마사회가 마권을 발매하고, 베팅시스템을 운영한다고 해서 경마의 본질인 스포츠라는 사실이 변하는 건 전혀 아니다. 베팅은 분수에 맞게 행하고 경마가 주는 흥미와 매력 등을 적정하게 즐긴다면 이는 명백히 건전한 레저 범주다.

-불법도박으로 인한 세금 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 불법도박이 이렇게 심각할 정도로 창궐하는 이유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사감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제도권 내 사행산업의 전체 매출 규모는 1조6000억 원 가량 신장된 반면 불법도박은 무려 42조 원 이상 폭증했다. 불법도박이 이렇게 창궐하는 이유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하에서 하는 도박이 오히려 위험하고, 또 불편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 훨씬 더 불편하고 어렵다는 점도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본다.
사행산업 억제라는 명분 아래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규제들을 시행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불법도박 행위와 팽창 일로에 있는 불법도박시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으니 수요가 불법시장으로 쏠릴 개연성이 점점 커지는 현실이다”

-오늘 인터뷰 모두 질문에서 한국 경마 시행 100주년이 목전이라고 강조했던 것은 선진국들의 경마와 한국 경마의 부인할 수 없는 격차를 환기시키는 의미였다. 격차는 하루아침에 좁혀지는 사안이 아님을 물론 잘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미 세부계획을 가다듬어 공표한 바 있듯이 무엇보다 한국 경마의 선진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키 위해 모든 조직 구성원이 결연한 각오로 매진하고 있다. 경마의 질적 수준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이라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한·일 양국 경마대회가 교류 차원을 넘어 명실상부한 국제경마대회로 발전하는 시발점이 되게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시행 전·후 비중 있게 다뤄주기를 바라며 아울러 정중히 부탁드린다.
한국 경마 시행 100주년은 역사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 말산업의 산업화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시기적으로도 의미가 실로 크고, 깊을 수밖에 없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100주년이 무색하지 않도록 채비 전반을 철저히 점검, 미비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경마산업과 말산업이 1~6차 산업이 연계된 복합산업, 특히 경주마산업이 우리 농산어촌의 미래 신 성장 동력산업이라는 사실과 잠재력을 질 높은 경마 창출과 공정한 시행을 통해 인식을 제고하고 국민적 사랑을 받도록 경마 창출 유관 단체를 비롯해 말산업계 전문가,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각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끝으로 전문신문 말산업저널에 개인적으로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 경마산업계를 비롯해 말산업, 연관 산업계의 힘과 중지가 결집되고 정책에 활발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전문 언론으로서 본연의 사명과 기능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이준영 대기자·권순옥 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