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하며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3일(월)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동물복지국회포럼, 위성곤 의원, 동물자유연대,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 방안은 현행 퇴역 경주마 이력제를 보완하여 의무화, 말 학대 방지 시스템 구축, 퇴역 경주마 복지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경주마 부상률 감소 방안 마련 및 퇴역 경주마 보호를 위한 자체 시스템 개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윤미향 의원이 밝힌 한국마사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31일 기준으로 지난 5년간 퇴역 경주마 7,052마리 중 폐사 비율은 안락사를 포함하여 47.9%이고, 소재지·소유자가 파악되지 않는 불명을 포함한 용도미정 비율은 10.4%에 이른다.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는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란영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가 ‘퇴역 경주마 복지 체계 구축을 위한 기본 과제’에 대한 첫 발제를 하였으며,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과장이 ‘퇴역 경주마 복지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 과제’ 두 번째 발제를 하였다.

김란영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는 퇴역 경주마의 현황을 언급하며 “일부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로 인해 말 이력제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하는 것은 마사회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추적 가능한 말 이력제 운영으로 말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애주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과장은 “지금 말산업 실태조사 연계 퇴역 경주마 대상 전수조사를 시행 중으로, 다음 달에 완료된다”며 “말 이력제도 소와 마찬가지로 태어나서 도축될 때까지 이력을 관리해야 하지만, 이 제도는 말 생산자, 마주, 동물단체가 모여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는 한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사무관,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 센터장, 조용학 서울마주협회 회장, 김정현 대한재활승마협회 이사,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교수,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가 나섰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한민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사무관은 “경주마 등 모든 동물이 동물보호법 대상에 들어가지만, 동물보호법상 일반적·추상적 동물 사육 관리가 완벽하게 커버하지는 못한다”며 “지난 12월에 만든 동물복지 강화방안에 질병 발생도 학대로 볼 수 있게 내용을 담은 바 있어, 앞으로도 제도개선에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 센터장은 “솔직히 마사회가 말 복지에 관심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정책이 인식의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이 사실이다”며 “동물권단체와 소통하여 현실성 있는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용학 서울마주협회 회장 역시 “경주마 복지에 대한 문제를 자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마사회와 함께 기금을 출연해서 국민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대한재활승마협회 이사는 “말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오락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활용가치가 없어지면 폐기되고 있고, 한국마사회 비전 2037에도 경주마의 생존과 복지를 위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말 생츄어리 건립 등 생명존중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교수는 “말 이력제 개선과 기금 출연은 사후 복지이지 말 안락사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 대책은 아니다”라며 “말 안락사 방지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사회와 농식품부 축산정책과가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경주마도 문제이지만 경주마에 선택되지 못한 다른 말 문제도 심각하다. 다수의 말들이 열악한 상황에 방치돼 있다”며 “특히 번식의 문제는 필요한 만큼의 말만 번식하도록 제도적으로 정리가 필요하고, 마사회는 말 복지를 위해 준비한 기금을 실질적인 말 복지 개선에 사용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윤미향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퇴역 경주마 활용방안, 말 이력제 의무화, 경주마 안락사 등을 지적했고, 특히 안락사 문제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며 “말 생애 전주기 관리를 위한 말 이력제 의무화와 말 생츄어리 건립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