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주에 출전한 말들 중 2두가 같은 조교사 소속이거나 동일 마주의 말이 출전하는 것을 가끔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경우 경마 고객은 어떤 관점에서 경마 예상을 하는지 궁금하다. 막연하게 두 마리가 모두 입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어느 한 마리는 입상을 하고 어느 한 마리는 입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2마리가 1착과 2착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이런 경주에서 조교사의 작전은 어느 한 마리를 우승시키기 위해 다른 한 마리를 희생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조교사는 2마리를 연계하여 작전을 내리는 것보다는 각 말에 맞는 작전을 펼치면서 가정의 수를 추가로 기수에게 줄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면 가정의 수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몇 가지 작전을 생각해 보자. 

 

첫째, 2마리 모두가 선행이나 선입형의 스타일인 경우다.

2마리가 선행이나 선입 위치에서 서로 싸우지 않도록 한다. 같은 위치에서 달리게 될 때는 어느 한 마리는 양보를 해서 서로 위치 싸움을 하지 않고 2마리 모두가 힘 안배를 해서 갈수 있도록 작전을 세운다. 

둘째, 1마리는 선행 스타일이고 다른 한 마리는 추입형의 말일 경우다.

선행 형 말이 4코너를 돌아 직선으로 빠져 나올 때 선행마가 호흡을 저장하고 나올 수 있도록 선행마를 빨리 추월하지 않도록 한다.

셋째, 상대마가 다른 조교사 소속으로 선행 스타일인 경우다.

같은 소속의 2마리 중 한 마리가 상대마를 압박하는 경주를 전개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하자면 상대마가 선행을 갈 경우 그 바로 옆에 달리게 하면서 상대마가 충분하게 힘과 호흡을 아끼면서 가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상대 선행마가 4코너를 돌아 나올 때 빨리 그 말을 추월해서 경주의 의욕을 상실하도록 만드는 경우다.

넷째, 상대 말이 모래 맞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일 때다

이런 경우는 상대말의 바로 앞에 달리게 하면서 가능하면 많은 모래를 맞게 하여 달리고자 하는 의욕을 떨어트리게 만드는 경우다.  

다섯째, 상대마가 유리한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경우다. 

상대마가 바깥쪽에서 달릴 경우 안쪽 코스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쪽에서 계속 견제하고 반대로 상대마가 안쪽에 위치한 경우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안쪽에 갇히도록 견제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전은 쇼트트랙 경기에서도 자기 팀이 우승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경마에서도 이러한 작전에 대하여 문제를 삼을 수 없다고 본다. 그것은 모든 경기는 이기기 위해 작전을 세우기 때문이다. 어느 특정 말을 우승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작전에 휘말린 쪽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 경마의 예상은 이러한 요인까지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을 부정으로 본다면 육상경기나 사이클, 마라톤, 쇼트트랙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

 

필자가 이 글을 기고 한 후 경마고객으로부터 문제제기가 있으면 어떡하나 하는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용기를 내서 기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경마고객의 수준을 믿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좋은 예를 보여주는 경주가 2023년 2월17일 6경주다.

8번 영광의에이스(서승운기수. 변창덕마주)와 10번 백투더레전드(채상현기수. 무지개렌터카)는 개인마주와 법인마주로서 동일마주다.

이 경주에 12번 여수파이터는 필자가 관리하는 말이었다.

 

여수파이터ⓒ권승주
여수파이터ⓒ권승주

 

스타트 후 8번 영광의에이스가 선행을 가고 10번 백투더레전드가 2번째를 따라가면서 두 마리 모두 경합을 하지 않고 충분하게 힘을 저축하면서 달리다 보니 후미 말들과의 거리가 밀접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다보니 12번 여수파이터는 2마리 바로 뒤의 바깥쪽을 달리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갈 틈이 없어 외곽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4코너에서 여수파이터가 앞으로 치고 나올 때 10번마 백투더레전드는 여수파이터가 안쪽으로 치고나오지 못하도록 같이 밀고 나왔다. 

 

그 결과 10번 백투더레전드가 1착을 했고 8번마 영광의에이스가 2착을 했다. 12번마 여수파이터는 외곽 주행을 하여 거리를 손해 본만큼 3착을 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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