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에서 `마주(馬主)`란 경마시행체(한국은 KRA한국마사회)가 편성하는 경주에 자신이 소유한 경주마를 출전시킬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다. 1992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경주마는 모두 시행체 소유였다. 전세계 120여 경마시행국가 중 유일하면서도 가장 후진적인 경마시행제도였다. 그러던 것이 1993년 마주제 경마를 도입하여 세계 공통의 경마제도를 싹틔웠다.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한다. 그간 공동마주, 조합마주, 법인마주 등으로 형태를 다양화하여 저변을 확대해온 결과, 현재 서울과 부경, 제주 3개의 경마공원에서 신한은행 등 법인마주를 포함한 약 1,000여명의 마주가 활약 중이다. 마주들은 마주협회를 구성하여 자체 봉사활동이나 불우청소년 장학금 지급 등 사회공헌 활동을 시행하며, 국민과 함께 하는 마주의 위상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특히 올해는 마주연합회를 결성하여 마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마주가 되기 위해서는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규정하는 각종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개인마주는 2년 평균 1억원 이상이고 2년 평균 재산세 150만원 이상이거나, 2년 평균 연소득이 2억원 이상 혹은 재산세 400만원 이상, 또는 최근 1년간 금융자산 잔액 10억원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법인마주는 최근 2년간 평균 자기자본 50억 이상, 1억원 이상 법인세 납부실적을 가진 법인 외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공기업(지방공단 및 지자체가 50%이상 출자한 지방공사) 또는 농협중앙회 회원조합 및 영농조합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조합마주는 개인별 소득금액이 5000만원 이상이거나 재산세 1년 이내 150만원 이상인 5∼30명 규모이면 된다.

‘경마의 품격은 곧 그 나라의 국격을 의미한다’. 이 말은 세이크 모하메드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국왕의 인생철학이다. 말 마라톤의 현역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말과 경마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는 고돌핀이란 마주법인을 세워 유럽, 미국, 호주 등의 주요 경마대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씨수말 목장인 다알리목장도 갖고 있다. 고돌핀에서 성적이 좋은 말을 다알리로 보내 좋은 혈통의 말을 생산하고 다시 고돌핀으로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한 그는 세계 경마를 이끌어 가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메이단경마장을 짓고 1996년 두바이월드컵을 창설하며 사막의 한가운데로 전 세계 명 경주마들을 불러모았다. 수년간의 지속적인 투자로 두바이월드컵은 미국의 브리더즈컵 시리즈와 함께 세계적인 국제경마대회로 자리 잡았다. 두바이월드컵이 열리는 날 메이단경마장에서는 총 9개 경주가 치러진다. 이들 경주의 총상금은 모두 2725만달러에 이른다. 올해 3월 국제정세 불안으로 아랍에미레이트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도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는 열었다.

경마는 중세 귀족들이 소유한 말의 달리기 시합에 근원을 두고 있어, 지금도 유럽에서 마주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얼마 전 은퇴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나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주라는 것은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지난 6월 20일 300년 전통의 로열 애스콧(Royal Ascot)에서 열린 골드컵 경주에서 우승한 말도 여왕의 `에스티메이트`였다. 선진국에서는 경주마를 소유하는 자체만으로 사회적으로 권위와 신분을 보장받는다. 마주들에게는 공항에서도 귀빈실을 이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의 마주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변호사, 회계사, 병원장, 기업체 대표, 전직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등이 마주로 참여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거둬내는 일에 말산업종사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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