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와 한국마사회노동조합이 용산장외발매소 이전 개장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노동조합과 업무지원직 노동조합은 10월23일 ‘신용산지사 즉각 개장하고, 공휴경마 강행 사죄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10월24일부터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직원 가족들의 단란한 휴일을 짓밟으며 시행한 공휴경마는 2주간 수득금 14억원 증가, 추가 수익 7억5천만원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성적표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미 행정절차가 끝난 신용산지사 개장과 관련 ‘사측의 이중적이고 한심한 행태를 더 이상 참아 줄 수가 없다’며 한국마사회를 성토하고 나섰다. 법과 원칙대로 이전 개장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을 이눈치저눈치 보다가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필자는 용산장외발매소의 이전 개장을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하면서 아울러 노-사 모두에게 장외발매소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최근 몇 년 째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한 총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총량매출액을 훨씬 넘어 선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성적표다. 말산업의 위기의 핵심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법’과 이 법에 따른 사감위의 경마산업 죽이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경마는 사행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감위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모든 말산업 종사자들과 축산농민들의 간절한 열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앞으로 말산업 육성은 경마의 온라인 마권발매 부활과 동네 편의점에서의 마권구입이 이뤄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운명이 크게 달라지는 기로에 서 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 등은 동네 편의점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가 있다. 그러나 마권은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서만 판매를 하고 있다. Knetz(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를 통한 인터넷이며 전화베팅까지 1999년7월20일부터는 전면 폐지되어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불법 사설경마만 더욱 횡행하게 부추기고 있다. Knetz가 폐지된 이후 마권구매대행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사설경마가 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 마권구매 대행사이트는 실시간으로 경마중계 화면을 보여주고 각 경주별로 예상까지 해주는 등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이나 홍콩의 경우는 전화 등 온라인 마권구매가 전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마권발매는 신분이 투명하게 노출되고 경주당 10만원 이상 구매를 할 수 없어 건전경마를 선도하는 좋은 제도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합법사행시장만 규제해 소위 풍선효과로 인해 불법사행시장은 더욱 팽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장외발매소 수 규제, 장외매출액 규제, 온라인베팅 폐지(2009년7월20일) 등 경마에만 집중된 규제로 인해 한국의 말산업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장외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적어도 스포츠토토나 로또복권 등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온란인마권발매와 동네편의점에서의 마권발매가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시민단체나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장외발매소 개설에만 매달려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말산업 전체가 몰락의 위기로 내몰릴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일 축종으로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말산업육성법’을 만들어 농촌경제의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말산업 육성 예산은 미국의 브리더즈컵경마대회 시리즈나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월드컵경마대회 시리즈 상금보다도 적다. 게다가 말산업 육성의 기틀이라고 할 수 있는 경마의 입장인원과 매출액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마는 로또복권이나 스포츠토토 보다 사행성이 현저하게 낮다. 그런데도 로또복권이나 스포츠토토에 비해 불공정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데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노-사가 측은하기만 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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