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선진화를 위한 노력(1985~1990년)

원당목장 전경
경마 시행의 가장 핵심 ‘공정성’ 확보·‘질적 수준’ 향상에 심혈

공정관리 강화 일환 각종 실무위원회 구성 부정방지 활동 전개
정부·마사회, 경주마 국산화 시동 육성목장 개설 본격 가동

장외발매소는 민간 장외업자에 의해 운영되어 몇몇 구조적인 문제점을 야기했다. 장외업자는 마사회와 단기계약관계인 시설주로 공정경마보다는 영리추구가 우선이었기에 건전경마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소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시정하려는 의지가 없었고, 편의시설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다분했으나 마사회의 지도감독과 통제가 효과적으로 미치지 못했다.

█ 자회사(경마용역주식회사) 설립

개선방안으로 먼저 직영방안이 논의됐으나 직영은 마사회의 조직, 인력운영과 투자효율면에서 검토가 더 필요했으며 과천경마장과 제주경마장 건설사업 등으로 비용면에서 장외직영이 벅차 직영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책임경영이 가능한 자회사 설립을 차선책으로 선택하게 됐다.
마사회는 1987년 12월 총무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자회사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1988년 2월 29일 과천경마장 대강당에서 94명의 주주가 참가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고 설립등기를 마쳤다.
경마용역주식회사는 1988년 2월에 마사회 사우회가 관리하던 동대문 장외를 인수해 출범했다가 6월에 용산, 9월에 사당장외를 추가 설치하고 1989년 다시 중화, 뚝섬장외를 신설해 5개 장외로 확장했다. 이때부터 장외발매소는 기존 민간장외 9개소와 자회사 경마용역㈜의 장외발매소로 이원화 관리체제가 됐다.

█ 공정경마 강화

1980년대는 경마고객의 의식수준 향상, 경마사업의 신장 등을 통해 재결업무와 공정관리활동, 약물검사 제도 등이 본격화되면서 공정경마가 강화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발매업무가 전산화되고 컬러TV 장외발매소의 개설, 국민소득의 증대 등으로 경마사업이 급성장하게 되자 재결업무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1987년 2월에 재결전담기구로서 경마조정실을 신설했고, 1989년 1월 조정실을 재결실로 확대·개편했다.
마사회는 외국전문가를 초빙해 재결업무의 자문을 받음으로써 재결기능을 강화하고 업무수행인력의 자질향상, 경주감시 실무요령의 습득 등을 도모했다. 또한 마사회는 1980년대 후반부터 매년 재결업무의 향상발전을 위해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경마사업의 현저한 신장은 보다 강화된 공정경마 담당기구 또한 필요로 했다. 공정관리는 1962년 한국마사회법 제정 이후 한국마사회법과 동법시행령에 의거해 실시해 오고 있었다.
마사회는 경마에 관련된 부정·불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부정경마와 관련있는 제반사건을 조사해 부정경마 관련자를 색출·격리시킴으로써 부정경마를 예방하고 공정경마를 구현하고자 1976년 4월에 업무부내에 안전담당을 신설했다.
종래에 총무과와 경마과에서 경마장내 질서유지 정도로 담당하던 공정관리 업무가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시초이다.
안전담당은 △경주마의 보안에 관한 사항 △경마의 공정확보 및 정보수집에 관한 사항 △공정경마 시행의 감독 및 처벌에 관한 사항을 담당했다. 이후 기구개편에 따라 관장부서를 달리하다가 담당기구를 강화해 1986년부터 경마보안실로 승격시켰다.
경마보안부는 당초 임시직제(1993. 1. 27)로서 차장급을 부장급으로 하고 1차장과 2과 조직으로 강화했으나 정부의 조직증설 및 정원확대 억제책에 따라 문화체육부 승인과정에서 정원내 기구개편이 이루어지면서 경마보안부장은 차장급으로 하고 1과 4계로 재조정됐다.
1985년부터 마사회는 경마의 공정관리를 위해 각종 실무위원회를 통한 부정경마방지 활동을 벌여 매분기별 경마관계 부서 과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부정경마방지 대책회의와 조기단 요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정경마구현 대책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했다.
1987년 6월부터는 마사지역 은신자 색출 및 외부침입자 조기발견을 위해 경비견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경비견은 경마일 마사지역에 배치되거나 경마장내 야간순찰에 활용됐다.
경주마에 대한 약물투여는 경마시행 이래 계속 금지 되어온 사항이었으나, 검사기기와 기술의 부족으로 오랫동안 마사회에서는 실질적인 약물검사를 실시하지 못하다가 1974년에 와서야 경주 후 재결지정마를 대상으로 박층판을 통한 약물검사기기의 도입과 검사 대상약물의 확대를 추진해 국제적 인정시험 합격 등 약물검사 업무에 큰 발전을 이룩했다.
약물검사 또한 1982년부터 전문인력 확충 및 약물검사 기기의 도입과 검사대상 약물의 확대 등을 추진해 국제적 인정시험 합격 등 큰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1987년 5월부터 7경주 이후에 출주하는 경주마에 대해 사전 약물검사를 실시했으며, 1989년 3월부터는 경주에 출주하는 모든 마필에 대해 1~6경주는 박층판, 7경주 이후에는 정밀분석기기에 의해 사전 약물검사를 실시했다. 이로써 약물투여 된 경주마의 출주를 사전에 예방해 공정경마 시행에 크게 기여하게 된 것이다.
1989년부터는 모든 출주 마필에 대한 경주전 약물검사를 실시했다.

█ 원당종마목장 개설

경주목장이 경영난으로 폐쇄되고 매각된 후 수도권에 종마목장 개설을 추진하던 마사회는 1980년 ARC 서울대회를 앞두고 서둘러 경기도 연천에 목장부지를 매입했으나 부지선정 후 군사적인 제약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실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83년 대통령 지방순시에 마필 국내생산에 관심을 표명한 것이 계기가 돼 종마목장 건립을 재추진하게 됐다.
마사회는 농수산부 축산당국의 지원하에 △서산목장의 활용방안 △축협중앙회 가축개량사업소(원당)의 활용 방안 △제주 성읍목장의 매입방안 등 가능한 방안을 모색했는데 그 중 축협중앙회 가축개량사업소가 가장 적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부지확보작업에 노력을 기울였다.
축협중앙회의 협조를 얻어 부지 10만평을 할애받고 대통령 지시로 목장부지의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등 모든 업무가 각계의 협조하에 순조롭게 진행되어 1984년 11월 4일 마필 11두를 우선 기존 우사를 빌어 입식시킴으로써 사실상 종마목장은 개설됐다.
그 후 축협과 부지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목장개설을 위한 각종 인허가를 획득해, 1985년 10월에 종마목장 건설공사를 착공, 1986년 11월에 준공했다. 특히 원당목장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대회 종합마술경기장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다.
원당종마목장에는 1984년 개장이래 1992년까지 8년간에 총 20두의 씨수말이 수입 또는 기증으로 입식했으며, 씨암말은 17두가 순수 종마로 수입되고 37두가 경주마에서 전역해 종마로 입식했다. 1984년 11월 개량초에 씨수말 제1호로 입식한 코넬랜서(당시 14세)는 그 해 대통령 방일시 일본의 마주가 기증한 것이었다.
원당종마목장은 개장 후 1992년까지 8년간 총 97두의 자마를 생산해 경주마 자원에 적지않은 보탬이 됐을 뿐아니라 마필생산 및 육성의 기술습득과 민간목장의 마필생산지도 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경주마 자급기반 구축에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1986년 원당종마목장이 생산한 원당1호는 1등급마 제1호가 됐고 같은 원당산인 원당천(1987년산)은 국내산마로는 최초로 그랑프리 대상 경주마가 됐으며, 오류천(1987년산)은 1992년 3월에 시행된 마사회장배 대상경주(2000m)를 제패함으로써 우수국산마 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 민간목장 개설

마사회는 1972년 경주목장이 폐쇄되면서 보유마필 일부를 김포 서부목장에 분양, 처음으로 민간목장을 지원했다. 그러나 민간목장지원이 본격화되기는 1980년대부터였다.
1977년 송당목장이 마필사육을 시작한데 이어 1982년 삼부·시온·대천목장이 개설됐으며 1993년에 이르러 민간목장은 제주에 송당·삼부·명원·축산·대천·한신 등 7개, 충남 괴산의 유정목장 등 모두 8개나 됐다. 이 기간 동안 마사회는 번식 기초마(경주마에서 전용) 323두(수 19, 암 304)를 이들 민간목장에 분양하고, 이들 중 명성이 높았던 연안부두 등 우수종모마 11두를 지원했다. 이외 종모마를 원당종마목장에서 제주도로 이송, 교배를 지원하고 생산장려금 등을 지급하기도 했다.
한편 마사회는 경주마 자급확대 중장기계획과 관련해 1992년 8월 제주지역에 국산경주마 생산농가 37개소를 선정했고 이들 생산농가에 종부지원 및 생산기술 지도를 위해 1992년 11월에 종부지원소를 설치했다.
1993년 들어 정부와 마사회는 경주마 자급확대 중장기계획을 구체화하고자 이 해 4월 마사회에서 종빈마 73두를 생산농가에 분양했고, 6월에는 농림수산부에서 93년도분 종마구입자금 지원계획을 시달해 농가당 3500만 원 이내의 종마구입자금을 지원받게 함으로써 국산마 생산사업은 마사회의 육성목장 개설추진과 함께 본격적인 출범을 했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