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대한한돈협회 등을 비롯해 범축산농가인들이 환경부의 가축분뇨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 반발하며 KRA한국마사회 대강당에서 시위를 하는 장면.
가축분뇨법 개정안 국회 통과…퇴비화 기준 도입 마련
불법 축사 양성화·농가지원 확대·관리 체계화 내용 골자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2006년 제정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대폭 손질한 개정안이 지난 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무허가 축사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가축분뇨 퇴비·액비화 기준이 신설되며 가축분뇨 전자인계제도가 도입되는 등 가축분뇨 관리의 선진화 기틀이 마련됐다.

먼저 불법축사에 대한 사용중지명령과 폐쇄명령 제도가 신설됐다. 전국 9만여 개 축사 중에 허가·변경 허가를 받지 않거나 신고·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축사가 약 50%로 추정되지만, 그동안은 적발되더라도 소액의 벌금이나 과태료만 납부하면 축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 시설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불법축사에 대한 사용중지명령과 사용중지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가축사육제한구역에 입지한 축사에 대한 폐쇄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대형 정육회사나 사료회사가 불법축사에 어린 가축과 사료를 제공해 위탁 사육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환경부는 불법축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신설하면서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감안한 다양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여 법집행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先제도개선 後규제강화’의 원칙에 따라 지난해 2월 농식품부·국토부·소방방재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한 ‘무허가 축사 개선 대책’을 이번 개정안에 반영해 2015년 3월에 시행 이후 3~4년 동안 행정 처분 유예기간을 준다는 것. 따라서 축산농가는 사전에 충분히 이를 대비하고 소규모 축사의 경우 일정기간 현행처럼 과태료만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외 일반 제조업시설과 달리 축사는 바로 사용 중지에 들어가기 곤란한 점을 감안해 사용중지명령을 갈음하는 과징금제도(최대 1억 원 이하)도 도입했다. 또 가축분뇨로 만든 퇴비와 액비(물거름)에 대한 품질기준과 검사기준도 새롭게 도입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기 위해 생산하는 퇴비와 액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퇴비액비화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가축분뇨 무단 배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전자인계관리제도가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전자인계관리제도는 위치정보(GPS)·영상(블랙박스)·중량센서기술 등을 접목해 가축분뇨의 발생부터 최종처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관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축분뇨 관리대장과 일지, 변경허가·신고 서류 작성 등을 인계정보로 대신할 수 있도록 하여 축산농가의 행정비용 절감과 가축전염병 예방관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환경부는 제주도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작년부터 추진 중이며 금년도에 새만금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인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축산업의 체계적 발전과 환경 관리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포함되어 있다. 먼저 농식품부 소속으로 ‘축산환경관리원’을 신설해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관리 등 축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또 앞으로는 농협조합도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해 축산농가는 가축분뇨를 용이하게 처리하고 경종(耕種)농가는 고품질의 퇴비 등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최근 전업화와 기업화를 통해 농업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축산업이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환경적인 책임도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가축분뇨법의 개정으로 축산업의 경쟁력도 향상되고 환경도 개선할 수 있는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축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경쟁력 강화, 나아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가축분뇨 관리 강화에 따라 국민이 체감하는 수질 오염과 생활 악취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개정안의 성안(成案)부터 국회처리까지 3년여의 세월이 걸렸다”며, “축산업계, 농식품부 등과 수많은 토론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면서 마련된 법이며 앞으로 개정 내용을 구체화하는 하위법령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관련업계와 동반자 의식을 갖고 마련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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