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은 오리와 닭 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관련 축산농민들은 다른 어느 해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농촌진흥청은 3월25일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농촌진흥청은 3월 2일 충남 성환에 있는 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사육 중이던 오리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발생 원인을 진단하기 위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와는 별도로 3월 12일부터 3월 18일까지 AI 발생관련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해 방역 체계 등을 조사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부 차단 방역은 철저히 하였으나 내부 차단방역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내부 차단 방역은 축사 내·외부 소독실시 등 방역을 강화했으나, AI바이러스가 검출된 오리사 인근 습지 등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사람에 의한 유입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역학조사, 자체 감사결과 등을 반영해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방역체계 개선 T/F’를 구성해 근본적이고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4월 중순까지 가축질병, 방역, 조류 관련 외부 전문가 등 29명으로 구성된 T/F에서 효과적인 차단방역과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며 도출된 문제점 중 즉시 개선이 가능한 계사단지 관리·감독용 CCTV 추가설치, 축사단지별 연구관급 관리책임자 지정 및 축사주변 취약요인 소독 강화 등은 즉시 시행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역학조사와 자체 감사결과 등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재검토하고, 가금연구 단지를 이전하는 등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관련규정을 철저히 이행하지 않은 관련자 조치 등 재발 방지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함으로서 이번 AI발생을 계기로 가금농가의 소득증대와 가금산업 발전을 위한 종축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AI바이러스 발생과 대처 과정을 통해 말산업계에도 말 관련 전염병에 대한 대처 방안과 방역체계 구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말은 소나 돼지처럼 광우병이나 구제역 등과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 말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빠른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알려진 ‘말 인플루엔자’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말 인플루엔자는 주로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73년 5월 뚝섬경마장에서 발병해 2주간 경마가 중단된 역사도 있다.
이후 KRA한국마사회에서는 1974년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지난해 국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말 1,421두에 대해 전염병 6종인 △아프리카마역 △수포성구내염 △말전염성빈혈 △말바이러스성동맥염 △일본뇌염 △웨스트나일열 등에 대한 혈청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고 각종 국제승마대회를 준비하는 만큼 말 이동과 수송에 따른 검역 및 방역 과정에 만반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 KRA서울지역본부 말보건원은 경주마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방역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최근에는 승마장이 급격히 늘어나고 승마동호인도 크게 증가함에 따라 승마용 말에 대해서도 방역체계를 확립해나가기로 했다. 말은 소나 돼지 등이 걸리는 광우병이나 구제역과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에는 걸리지 않는 가축이다. 그래서 한우나 낙농육우를 사육하던 농민들이 말(馬)생산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러나 위에서 밝힌 대로 말에서만 발생하는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전염속도가 매우 빠른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말수의학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더불어 말전염병 예방 및 방역대책을 수립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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