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6.25전쟁이 끝난 이듬해 뚝섬경마장으로 문을 열어 한세대가 넘는 33년 세월 동안 대한민국 말산업의 메카였던 서울숲이 색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89년 KRA한국마사회가 과천시로 이전하며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던 뚝섬경마장은 이후 서울숲으로 변모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말산업과 관련해서는 서울숲 한 켠에 뚝섬승마장(서울 승마훈련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시설은 그동안 여러 문제를 노출시키며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와 한국마사회는 이 시설을 실내 공공승마장으로 변신하고자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2011년도부터 서울시특별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로부터 22억 원에 이르는 사용료를 한시 운영했던 서울시승마협회에 부과하고,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철거까지 검토되는 등 ‘계륵’으로 전락됐던 뚝섬승마장이 새 국면을 맞는다.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지난달 29일 열린 투자심사위원회에서 ‘뚝섬승마장 리모델링’ 사업 계획이 조건부로 통과했다고 11월 12일 밝혔다. 서울시민 누구나 승마를 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고 일부 자마회원들과 교관들의 강습 장소로 폐쇄적으로 운영된 시설을 공공성을 갖춘 공간으로 새단장한다는 방침이다. 야외 승마장으로 조성돼 악취와 소음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 승마장에 지붕을 씌우고 성수 중·고등학교와 승마장이 맞닿은 곳에 숲을 조성해 승마장이 보이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숲과 연계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말 관련 문화·체험 시설 공간, 승마 대중화를 위해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 중 리모델링에 착공해 2017년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설 설계와 건축 등 공사는 서울시가 책임지지만 사업비 85억 원은 앞으로 운영을 맡을 KRA한국마사회가 절반을 부담한다. 말 60두에 대한 구입비와 인건비, 말 사료비 등 운영비도 KRA한국마사회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유력하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당초 승마장을 철거하고 실내 빙상장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존치 결정을 내렸다. 서울 유일의 승마장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었고 조선시대 이 일대에 말 관련 시설이 있었던 역사성도 고려했다. 연중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시는 승소를 확실시해 협회에 집행 공고를 내려보낸 상태다. 뚝섬 승마장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개장하면 현재 연간 약 5000명인 이용객이 2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4 코리아컵 국제지구력승마대회를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애월읍 제주승마공원 일대에서 개최한다. 대한승마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제승마연맹, KRA한국마사회, 제주도승마협회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말산업 육성 그리고 스포츠와 레저 승마체험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산업 전반의 동반 성장에 기여하고, 국제 지구력 승용마로서 한라마의 가치 상승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한국 승마를 대중화하는 데 실질적인 대회 시스템으로 최소 3년간 정기적 국제대회를 개최한 뒤 월드컵 대회로 격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의의도 있다. 지난해에는 2013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라는 명칭으로 열려 한·중·일·몽골 등 60여 명의 해외 선수가 참가하고 말레이시아 국왕 ‘미잔 자이날 아비딘’이 참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1월 20일부터 21일까지는 국제승마연맹(FEI)의 심판·운영·수의 강습이 진행된다. 22일 토요일에는 지구력 연맹 포럼과 오리엔테이션, 지구력국제포럼 및 갈라 만찬이 열린다. 23일에는 오전 7시부터 80·40km 경주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번 코리아컵은 전국지구력승마대회와 해외 우수 선수 및 국내 선수가 참가하는 국제 친선 초청 경기다. 20여 개국에서 국가별로 2명씩 약 40명의 선수들이 참한다. 지구력 세계랭킹 1위부터 30위까지의 선수도 참가할 예정이다. 지자체의 승마활성화 열정이 전체 말산업육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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