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간들이 이어졌던 갑오년이 저물고 있다. 예년 같으면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을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휴식도 없이 경마를 시행하느라 여념이 없다. 급전직하하는 입장객과 매출액의 감소로 말산업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갑오년은 120년 전 그 때 갑오년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인사난맥이 들어나 국무총리 후보가 줄줄이 낙마하는가 하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진흙땅 싸움이 이어졌다. 비선실세의 의혹은 대한승마협회까지 이어져 말산업의 한 분야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난맥은 급기야 헌정사상 초유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이라는 역사적 사건까지 생기게 하고 말았다.

4월16일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모순을 승선시킨 ‘세월호’가 침몰했다. 국가시스템을 개조해야한다고 정치권과 온 국민이 한 목소리로 목청을 돋우었지만 용두사미처럼 흐지부지 되면서 얼렁뚱당 넘어가는 형국이다. 세월호 침몰은 우리 사회와 국가에 엄청난 좌절과 반성을 요구했다. 그 여파로 말산업은 경마가 중단되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대한민국 말산업은 말산업육성법 시행 4년차를 맞아 각 부문에서 혁명적인 모험과 도전이 이어졌다.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각 부문의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말산업의 발전을 이끄느라 어느 해보다 고단한 시간을 보냈다. 경마산업에 대한 외부적인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헤쳐 나왔다.

현재 한국말산업의 구조적 모순은 여러 분야에서 여러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모든 모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경마산업은 그 특성상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반대급부적인 또 다른 문제가 파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선진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특히 분야별로 이익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하나로 집약시켜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마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2004년 파트3국에 진입했다. 파트1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제도의 정착이 필수적인 과제다. 판만 돌아가게 하고 마권매출만 올리는 것이 경마산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과거처럼 시행체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여 경마를 시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굳이 농민들이 피땀을 흘려 경주마를 생산할 필요가 없다. 말등록제도의 선진화, 마주제의 오픈, 마권구매 상한제 폐지,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성의 선진화, 경마산업과 관련한 조세제도의 개선, 질좋은 경주마를 우대하는 정책의 강화, 환급률 인상 등이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 경마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한 총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을 벌써 몇 년째 기록하고 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총량매출액을 훨씬 넘어 선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마사회는 사감위 정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최소한 복권이나 토토와 동등한 대우라도 받아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말산업계는 한국경마 93년 역사상 최초로 한국 일본 싱가폴 등 아시아 3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아 챌린지컵’을 실시했다. 비록 우리 경주마가 우승하진 못했지만 향후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

말산업저널, 경마문화신문, 퍼펙트오늘경마 등 오프라인 매체 발행과 인터넷 KRJ방송, ARS, SMS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레이싱미디어는 대한민국 말(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모든 임직원이 혼연일체되어 더욱 분투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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