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대선, 송문길 조교사
18·19일 경마에서 각각 3승·2승 챙기며 선전
한솥밥 먹던 동반자에서 선의의 경쟁자로 거듭나

지난 18·19일 경마를 싹쓸이하며 선전 중인 배대선 조교사와 송문길 조교사의 특별한 인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배대선 조교사는 지난 19일(일) 하루 동안에만 3승을 거두며 위력을 과시했다. 제5경주의 ‘풍차돌리기’로 깔끔한 선입 우승을 거둔 배대선 조교사는 뒤이은 8경주에서는 ‘일비’로 3마신 차 낙승을 이뤄냈다. 마지막 11경주에서는 내측으로 기대는 ‘다이아파워’를 소속기수 장추열이 야무지게 제어해내며 승수를 추가했다. 송문길 조교사 역시 18일 5경주에서 ‘실버울프’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뒤 19일 1경주의 ‘원더풀돈’으로 깜짝 우승에 성공해 2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배대선 조교사는 시즌 18승을 기록하며 다승 1위의 자리를 굳히게 됐다. 지난해 43승으로 다승 2위를 기록했던 배대선 조교사는 올해도 변동 없는 꾸준한 행보를 통해 어느새 선두를 차지하고 나섰다. 최근의 선전에 대해 배대선 조교사는 “늘 하던 대로 마방을 꾸려가고 있는데 관리사들과 소속 기수들이 잘 따라 와줘 좋은 성적이 있는 것 같다”며 “다만, 과거를 돌이켜 보건데 사람 일이란 게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더라.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하려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잘 뛰어주는 말이 다치지 않도록 항상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며 다짐을 밝혔다.

송문길 조교사는 시즌 12승으로 공동 5위에 랭크된 상태다. 승률로만 따진다면 17.4%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정이다. 송문길 조교사의 조교사 데뷔가 2013년 7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성장세라 볼 수 있다. 송문길 조교사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기 보다는 매주 나름의 계획을 세워서 그것을 충실히 이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계획달성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니 좋은 성적 역시 따라온 것 같다”고 선전의 이유를 밝혔다.

사실 이 두 조교사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데뷔 직전까지 송문길 조교사는 배대선 조교사 마방(20조)의 조교보였던 것.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는 20조의 스타일이 완성되기까지는 당시 송문길 조교사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고 평가된다. 훈련 관찰팀은 “송문길 조교사가 조교보 당시 직접 훈련에 임한 말들은 비약적으로 말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능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마방을 개업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특히 두 마방 모두 승부를 회피하지 않며 말 상태에 따라 정직하게 경주에 임하는 대표마방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지난주와 같은 동반 선전에 대해 배대선 조교사와 송문길 조교사는 입을 모아 “흐뭇하고 뿌듯하다”면서도, 이제는 각자의 독립적인 마방을 운영하게 된 만큼 경쟁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서울에서 활약 중인 조교사 중에는 배대선-송문길 조교사처럼 한솥밥을 먹다 선의의 경쟁자로 나선 경우가 상당하다. 양쪽 모두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이들은 배대선-송문길 조교사를 필두로 신우철-박희철 / 구자흥-박대흥 / 박윤규-박병일 / 하재흥-서인석 / 안해양-김호 / 양재철-서홍수 조교사 등이 있다.

실제로 지난 주 배대선 조교사와 송문길 조교사의 상대 전적은 1대 1로 팽팽한 접전을 유지했다. 다른 조교사들 역시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솥밥을 먹던 식구에서 선의의 경쟁자가 되기까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만큼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도 있고, 반면에 서로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치명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관계다. 이들의 치열한, 때로는 정겨운 경쟁을 눈여겨보는 것도 경마를 관람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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