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CCC.영등포 송철희 지사장
-맨 처음 지사장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어떠한 마음이었나?

12월 3일 렛츠런CCC.영등포 지사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어떠한 철학을 갖고 왔다기 보다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현장의 소리를 듣자는 마음이었다. 고객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이야기도 하면서 느낀 것은,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면 우리를 알아주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영등포 지역의 특징이 무엇인가? 주택가가 별로 없어보이는데?

맞다. 주변에 대형쇼핑몰 삼각지가 이뤄져있고 그 가운데에 우리 렛츠런CCC.영등포가 있다. 그러다보니 타 지역에서 겪는 주민들과의 마찰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대신 주변 상권과 마찰이 없이, 가능하면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상가번영회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중이다.
얼마 전에는 신길종합복지관에 들렀는데 노인인구와 기초생활 수급자, 노슥자까지, 사회 취약계층의 수를 적어놓은 자료를 보게 됐다. 생각보다 더 많은 이들이 우리 주변에서 힘겨워하고 있었다. 당장 자료를 사진으로 찍고, 직원들과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시행에 나섰다.

-실제로 신문 여러 곳에서 렛츠런CCC.영등포의 기부 사업 내용이 보도됐다.

고맙게도 기사를 실어주셨다. 사실 기부하는 것을 떠들썩하게 이야기한다고 간혹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것은 기부금이 올바르게 쓰이기 위함이다. 조용히 이뤄진 기부는 잘못되면 눈 먼 돈이 될 수도,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최종 수혜자가 이 기부금이 마사회로부터 전해져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왔구나를 인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렛츠런CCC.영등포 역시 전층 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후 변화가 확실히 존재하는지?

전층 지정좌석제 시행은 지사 운영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곳 역시 작년 12월 전층 시행에 나섰고 모든 렛츠런CCC.가 지정좌석제로 바뀌는 중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그동안 지사가 갖고 있던 병폐들을 일소하는 방책이라 생각한다.
실상 경마를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들은 본장보다는 지사를 통해 생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건물의 경우 경마날이면 1만여 명이 넘는 고객들이 찾아와 각 층을 빽빽하게 메웠다. 고객서비스? 꿈도 못 꾸는 일이었다. 행여 사고가 일어날까 통제하기 급급했고, 팬들 역시 중계화면과 예상지, 마권의 시야만 확보한 채 베팅하기에 바빴다. 버려지는 마권과 쓰레기 속에서 예민해진 고객들이 거친 언어를 내뱉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전층 좌석제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용 고객이 절반으로 줄며 1인 1좌석이 확보되다보니 직원 입장에서는 개인이 맡을 수 있는 고객의 범위가 확실해졌다. 여유가 생긴 것이다. 최상의 CS를 전하려 애썼고 고객들 역시 한층 넓어진 시야로 경마를 바라보게 되는 것 같더라. 자연스럽게 거친 언어도 사라지고 환경미화 직원 분들은 요즘 쓰레기가 너무 없어진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거기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안전이 확보되니 다행이지 않은가. 지사의 어두웠던 이미지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중이다.


-단점도 존재할 것 같은데? 가령, 팬들의 민원이나 매출의 감소와 같은 것 말이다.

고객들의 민원은 주로 입장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이다. 좌석 구매 후, 입구의 게이트에 입장권을 태그하고 들어와야하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건 우리가 개선하면 될 문제다. 시설적으로 불편한 부분은 편하게 바꾸면 된다. 반면 이용료가 올라간데 대한 부담감은, 쾌적해진 공간과 여유로움, 서비스와 안전이 확보되며 마땅한 비용이었다는 인식이 자리잡혀가는 중이다. 실제로 과거 고객들의 불만 사항들이 모두 일소됐기에 염려하는 그런 민원들은 들어오지 않는 중이다.
매출 감소의 경우 현재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것이 마케팅이라고 본다. 최근 모바일 베팅 도입 등을 시도 중이고, 각 지사가 공통적으로 노력 중이다. 도외시될 부분이 아니기에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이다.

-지사장 부임 이전에는 사감위 담당 부서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것으로 안다. 누구보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경마, 혹은 경마가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는 약점 등을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경마라는 것 자체가 스포츠+베팅이다. 현금이 수반되다보니 사행 산업이라는 꼬리표에 매번 발목을 잡히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은 지나친 사행성을 배척하고 지속적인 외연 확대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하는 것은 아주 힘겨운 여정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행성에 짙게 물들어 있는 일부를 구해내는 것이다. 사실 어디나 일부의 몇몇이 이슈화가 되면서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지 않나. 그 일부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구축하고 구매 여력에 맞는 차별화 전략도 세워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는 대대적인 혁신과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 사업들 중에서도 혁신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 바로 이곳, 렛츠런CCC.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지정좌석제 전환이 될 것이다. 렛츠런CCC.가 단순히 베팅하는 곳이 아닌 레저의 공간으로 여겨지려면 욕심 같아서는 지금보다 더욱 수용인원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본다. 베팅 공간 외에도 쉴 수 있는 공간, 여유를 즐기는 공간,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늘어나야 고객들의 인식과 마음가짐 역시 바뀌고, 외부에서 지적하는 도박장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인터넷 베팅 부활이 답이라고 본다.

-지사장으로 있는 동안 렛츠런CCC.영등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길 바라는지?
함께 발 맞춰 걷는 동행자이고 싶다. 뒤에서 등을 밀어주기도 하고 힘들면 업어줄 수도 있는 동행자 말이다. 우리는 공기업이다. 지역의 어려운 문제, 지원이 필요한 행사,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공헌을 위한 의무가 있다. 칭찬은 받지 못하더라도 많이 마음써주고 있구나, 노력하고 있구나를 지역 분들께 느낄 수 있게 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울 테다. 벌써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걷고 또 걸을 것이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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