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레이스
스타기수 출신 조교사 및 과거 경마 관계자 뭉쳐 호응
우승상금 및 출전수당 전액 기부금 활용
서울 Trainers` Cup 지용훈 조교사 ‘왕대’ 우승


매서운 작전 지시로 경주로를 호령했던 조교사들이 기수복을 입고 안장에 올랐다.

29일(금) 렛츠런파크 서울은 조교사 주간(Trainers` Week)을 맞이해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왕년의 스타 기수였던 조교사들이 참여하는 가 바로 그것. 이제는 D 라인이 더욱 잘 어울리는 김점오 조교사를 필두로 양재철·박윤규·홍대유·최봉주·우창구·김효섭·황영원·이신영 조교사가 현역 시절의 기수복을 입고 경주에 참가했다. 기승하는 경주마에는 각 조교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부여됐다.

출전 조교사들은 이번 경주를 앞두고 금주(禁酒)부터 감량까지 감행하며 철저한 컨디션 관리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경주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점오 조교사는 “기수 시절에는 우승 여부에 집착을 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나 이렇게 후배‧제자들과 말을 타게 되니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경주의 홍일점 이신영 조교사는 “스승이었던 김점오 조교사님을 비롯해 양재철 대선배님 등 훌륭했던 선배들과 시대를 초월해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기쁨이다.”고 말했다.

이번 에는 기수 외에도 과거의 경주마 관계자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중계에는 경마 전문 조정기 前 아나운서가, 출발에는 최충식 前출발수석위원이 임하며 팬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14시 30분 경, 예시장에 조교사들이 등장하자 기다리고 있던 올드 경마팬들이 환호를 보냈다. 팬들은 조교사들의 현역 시절 별명들을 외쳤고 출전 조교사 역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후배 기수들도 예시장에 나와 존경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2시 40분. 500M의 직선코스였기에 출발이 관건인 상황에서 추억의 게이트가 활짝 열렸다. 현역 기수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깔끔한 출발이 이뤄진 가운데 치열한 경합이 이어졌다. 결승선 전방, 김효섭·최봉주·우창구 조교사의 접전 끝에 간발의 차로 김효섭 조교사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효섭 조교사의 현역시절 별명을 딴 ‘과천황태자’가 의 최종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최봉주 조교사와 우창구 조교사는 나란히 뒤를 이으며 결과적으로 영예기수 3인방이 1·2·3위를 차지하게 됐다.

김효섭 조교사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숨 돌릴 틈 없는 500M 단거리 경주였기에 말도 나도 치열하게 경주에 임했다.”며 “말은 뛸 여력이 있었는데 막상 내가 지쳐서 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내가 훈련하고 관리한 말에 직접 올라 우승을 거두니 현역시절 거뒀던 그 어떤 우승보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렛츠런파크 서울은 를 내년부터 정례화 할 예정이다. 이벤트 개최일 역시 많은 팬들이 경주로를 찾는 일요일로 옮기기로 했다. 렛츠런파크 서울 김학신 본부장은 “󰡔추억의 레이스󰡕가 경마관계자들의 자부심을 고양시키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조교사 주간을 맞아 31일(일) 제9경주로 열린 서울 Trainers` Cup 명칭부여 경주에서는 9조 지용훈 조교사의 ‘왕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후 시상대에서는 우승관계자 시상식은 물론 최근 1만전을 치른 지용철 조교사에게 전하는 감사패 증정이 이어졌다. 또, 에 걸려있던 상금과 출전 조교사들에게 지급될 출전수당을 모두 모아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행사도 이어졌다. 한국마사회의 매칭 펀드로 마련된 총 1900만원의 금액은 렛츠런재단에서 불우가정의 장학금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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