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풀론 기수
아멜리 풀론, 프랑스 여성 기수 최초 그레이드 경주 우승
홍콩, 15년 만에 여성 수습기수 탄생
셔가컵, 여성팀 우승하며 위력 입증

김혜선 기수가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시즌 37승째를 기록 중이다. 기라성 같은 남성 기수들 사이에서도 김혜선 기수는 시즌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안효리 기수 역시 지난 15일(토)경주에서 3연속 입상에 성공해 우먼파워를 입증해내고 있다.

경마계에 불어 닥친 여풍(女風)은 비단 대한민국의 일 뿐만은 아니다. 지난 7월 22일 프랑스에서 열린 그랑프리드비쉬(GⅢ)에서는 여성기수 아멜리 풀론이 기승한 ‘엘리피틱’(Elliptique)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프랑스의 여성기수가 거둔 최초의 그레이드 우승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아멜리 풀론 기수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70승을 기록해 수습해제라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막판 치열한 경합 속에서도 침착하게 말몰이를 펼친 아멜리 기수의 기승술에 찬사를 보내며 향후 정식 기수 데뷔 후 보여줄 그녀의 행보에도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최초의 경마대회 우승이었으나 국제 무대에서 여성기수의 활약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1993년 미국에서는 줄리 클론 기수가 삼관경주의 하나인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우승하며 최초의 여성 그레이드 우승 기수에 등극했다. 10년 뒤인 2003년에서는 남성기수들도 이루기 어렵다는 브리더즈컵에서 우승하며 금녀의 벽을 깨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줄리 클론 기수는 현역 동안 통산 3500승 이상을 기록하며 1억 달러에 ㅠ가까운 우승상금을 벌어들였고 2000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로지 나프라브닉 기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여성 대표 기수로 꼽힌다. 통산 1877승을 거둔 로지 나프라브닉 기수는 2012, 2014 켄터키 오크스를 제패하는가 하면 2012 브리더즈컵 쥬브나일과 2014 브리더즈컵 디스터프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여성기수의 권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유럽에서는 1997년 알렉스 그리브스 기수가 넌솝 스테익스(G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영국 최초의 GⅠ 우승 여성 기수가 됐다. 헤일리 터너 기수 역시 2011년 줄라이컵에서 우승하며 여성기수의 GⅠ트로피를 추가했다. 독일 역시 2012년 스테파니 호퍼 기수가 GⅢ 경주에서 우승해 위력을 입증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최근 15년 만에 여성 수습 기수가 탄생해 화제가 됐다. 지난 7월 10일, 홍콩자키클럽은 정 카케이 씨에게 기수 면허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22세가 된 정 카케이 기수는 뉴질랜드에서 기수활동을 하며 523전 43승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초에는 낙마부상으로 심각한 뇌진탕과 엄지손가락 골절 등 모진 풍파를 겪었으나 기승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재활에 나섰다고.

이밖에도 지난 8일 영국 로열애스콧 경마장에서 열린 셔가컵에서는 여성 기수로 구성된 팀이 쟁쟁한 남성 기수팀을 누르고 최종 우승을 하며, 그동안 여성 기수에 대해 품어왔던 의구심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미국에서 시즌 50승을 훌쩍 넘어서며 승승장구 중인 소피 도일 기수는 레이싱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기수는 남성기수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여성 기수들은 피나는 노력과 훈련을 통해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최고이지는 않지만, 기승기회를 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기승한다는 점은 자부할 수 있다.”고 의지를 표했다.

금녀의 벽이자, 유일하게 여성 핸디캡이 적용되지 않는 스포츠가 바로 경마다. 그 높은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수많은 여성 기수들이 몸을 던졌고 마침내 그 정상이 보이고 있다. 강인한 여성기수들의 기분 좋은 승전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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