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용근 마주, 울즐리 조교사, 조성곤 기수
임용근 마주

-경주는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았나?

떨리고 초조한 감도 있었는데 우리 30조 마방 식구들이 너무나 열심히 해주었다는 걸 알기에 믿고 경주를 지켜보았다. 그들 덕분에 오늘날의 영광이 있었던 것 같다.

-우승은 예상하고 있었나?

우승까지는 예상을 못했지만 말이 워낙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고, 꾸준히 좋은 능력을 보여주어왔기에 적어도 3위 안에는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판에 짜릿하게 우승까지 하게되어 너무나 기쁘다.

-이 말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공동구매를 통해 마방에 들어왔다. 이 말을 선택한 것은 마체가 굉장히 단단하고 다리가 긴데다 두상이 정말 잘생겼기 때문이었다. 잘 뛸 것 같다는 생각과 운명적인 이끌림 덕분에 이렇게 좋은 연을 맺게 됐다.

-이전까지의 경주를 지켜보면서 큰 경주에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였는지?
그렇다. 매번 뛸 때마다 걸음이 나와주고 있어서 가능성을 엿보았다.


-앞으로 ‘볼드킹즈’의 행보는 어떻게 생각 중인가?
아무래도 말이란 것이 생물이다 보니 컨디션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큰 대회에 대한 장담은 못하겠지만 오늘 같은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울즐리 조교사

-경주는 어떻게 지켜보았나?

처음부터 출발이 좋았고 포지셔닝도 잘 해주어 기대를 갖고 지켜보았다. 코너에서 경합이 붙으며 걱정이 좀 됐는데, 너무 잘 뛰어주어서 고마웠다. 직선주로부터는 워낙 박빙이었기에 응원하느라 목소리도 잘 안 나오더라.

-그랑프리 같이 큰 경주에서 강한 말들을 상대로 우승했는데 이 말의 경쟁력은 어떻게 보나?

여섯 번의 경주를 치렀지만 그랑프리와 같은 큰 대회에서 어떻게 임해줄까 걱정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볼드킹즈’란 말은 신기하게도 어떤 경주를 나가도 이기는 법을 찾아내더라. 이번 경주에서의 전개를 보면 앞으로의 기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소속 기수인 조성곤 기수와 마지막 합작품을 이뤄낸 셈인데?

조성곤 기수가 우리 마방에 3년 전 처음 왔을 당시가 생각난다. 정말 한결 같이 너무나 열심히 노력했던 기수였다. 이제는 한국 최고의 기수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랑프리같이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그동안의 노력이 있었던 결과였다 생각하고, 충분히 받을만한 기수였다 본다.

조성곤 기수

-경주 전개는 어떠했나?

‘볼드킹즈’가 능력이 있는 경주마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다만 강한 마필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가 싶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말이 잘 끌고 가주었고 4코너를 돌고나서부터는 탄력이 나와주며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승선 통과 후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는데?

아무래도 10여 년 동안 꼭 우승하고 싶었던 경마대회 중 하나였고, 우승하지 못한 마지막 GⅠ경주 트로피였기 때문에 더욱 기뻤던 것 같다.

-‘볼드킹즈’와는 직전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이번 경주는 직전 경주의 데자뷰처럼 너무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에 2위를 했던 ‘고지정벌’이란 말에도 이쿠야스 기수가 기승을 했는데 이번처럼 중간에 한 번 졌다가 다시 역전해 우승을 했다. 이번에도 한 번은 ‘금포스카이’에게 밀렸다가 다시 역전하게 돼 당시 그 경주를 다시 회상하게 했다.

-이쿠야스 기수와의 접전이 조성곤 기수에게 도움이 된 것인가?

이쿠야스 기수가 결승선 직전에 굉장히 와일드한 편이다. 나는 굉장히 조용하게 타는 편인데 이쿠야스 기수가 소리도 많이 지르고 말에게 기를 불어넣는 스타일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기합도 많이 들어가고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년에는 조성곤 기수가 서울로 올라오기 때문에 ‘볼드킹즈’와 인연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번 경주는 울즐리 조교사와의 마지막 호흡이었다. 3년 동안 울즐리 조교사에게 받았던 감동이나 배웠던 점을 꼭 보답하고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 번 브리더스컵 때 ‘반지의제왕’으로 아쉽게 2등을 해서 이번 그랑프리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우승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성적을 얻게 돼 너무 기쁘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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