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니머니’ 3세 암말이 만들어낸 기적
2015년 렛츠런파크 서울은 등 뒤에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에 열린 13개의 경마대회에서 KRA 컵 마일(GⅡ)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승기를 부경에게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서울·부경 간 경주마 거래에서 부경의 기복마들이 대거 서울로 넘어오는 상황이 발생했고, “서울이 부경의 부진마 처리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서울 관계자들은 6월 유관단체 워크숍을 가지며 훈련 방식부터 시스템적인 문제까지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토의에 나섰다.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 결과 2015년 서울은 걸출한 3세마와 기대주들이 대거 등장하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비록 서울·부경 간 경마대회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지만, 부경 경주마들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며 순위권에 진입하는 경주마가 대거 늘어나 일방적인 열세였던 전력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 ‘최강실러’가 지켰다

2015년 렛츠런파크 최고의 외산마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살린 ‘최강실러’가 이름을 올렸다.

승수나 승률 면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최강실러’가 서울 내 외산마 중 최고의 수득상금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아시아챌린지컵 덕분이었다. 4억 원이 걸린 제2회 아시아챌린지컵에서 ‘최강실러’는 쟁쟁한 싱가폴과 일본의 원정마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부경에 대한 설욕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낸 쾌거였다.

올시즌 ‘최강실러’의 성적은 7전 3승 2위 2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1800M 경주에서 5위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장거리에서의 기대치는 두고봐야할 부분이다. 다만, 1200M에서의 통산전적이 8전 4승 2위 2회인데다, 아시아챌린지컵 당시 서울 1200M 최고기록을 7년 만에 경신(외국말 기록 제외)했다는 점에서 올해 세상을 떠난 ‘와츠빌리지’를 이을 최강 스프린터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최강실러’가 향후 극복해야할 부분은 높아진 레이팅에 따른 부담중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즌 시작부터 1등급 경주에서 4연승을 기록한 ‘클린업천하’는 수득상금 3억4천9백5십만 원으로 2위에 랭크됐다. KRA컵 Classic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하고, 그랑프리에서 큰 마신 차 없이 5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었을 때, 과천벌 외산마계의 든든한 대들보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시즌 시작과 동시에 3연승을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아름다운동행’도 YTN배 우승을 앞세워 수득상금 3위에 등극했다. 과천벌 외산 암말계의 강자로 부경에서 열렸던 경남도지사배에서 3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또, 12개월의 시즌 중 무려 11번의 출전횟수를 자랑하는 ‘천망’ 역시 꾸준함을 앞세워 3억 원의 수득상금을 기록했으며, 그랑프리 당시 가공할만한 걸음으로 부경 경주마를 압박한 ‘클린업조이’도 외산 강자 대열에 합류했다.

2015 렛츠런파크 서울 외산마 수득상금 순위
순위경주마출전우승준우승수득상금(원)주요대회 성적
1최강실러732408,850,000ACC 우승, 문화일보배 준우승
2클린업천하742349,500,000KRA컵 Classic 준우승
3아름다운동행941308,080,000YTN배 우승
4천망1141300,000,000헤럴드경제배 우승
5클린업조이531299,850,000그랑프리 3위


-‘메니머니’ 국·외산마 통합 수득상금 1위 기염

올시즌 한국경마는 처음으로 1·2등급 경주마에 한해 산지통합 경주를 시행했다. 초기단계인 만큼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국산마의 상금 보전을 위해,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대상 경마대회에 집중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올시즌 상위권 국산마들은 경마대회에서 유난히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고, 수득상금 역시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한 결과를 나타냈다.

올해 국·외산마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득상금을 벌어들인 경주마는 바로 ‘메니머니’다. ‘메니머니’는 앞선 상반기 결산에서 100% 입상률을 자랑하며 수득상금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경마대회 출전으로 100% 입상률의 기록을 유지하는데 실패했으나 총 수득상금 4억6천1백만 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참고로 2014년 수득상금 1위였던 ‘청룡비상’이 벌어들인 금액은 3억6천3백2십1만 원이었다. 2016년, 마생에서 절정기라 일컬어지는 4세를 맞이한 ‘메니머니’의 맹위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2015년 과천벌에서 열린 암말대회를 제패한 ‘천년동안’은 약 5백만 원의 차이로 수득상금 2위에 그치고 말았다. ‘메니머니’가 떠오르는 과천벌의 프린세스라면 ‘천년동안’은 동아일보배·경기도지사배(GⅢ)·농협중앙회장배를 휩쓸며 과천벌 여제에 등극했다.

2015 렛츠런파크 서울 국산마 수득상금 순위
순위경주마출전수우승준우승수득상금주요대회성적
1메니머니952461,000,000스포츠서울배 우승, 코리안오크스(GⅡ) 준우승, 농협중앙회장배 준우승
2천년동안732455,650,000동아일보배 우승, 경기도지사배(GⅢ) 우승, 농협중앙회장배 우승
3뉴화이트삭스1273390,850,000일간스포츠배 준우승,
4소통시대1051382,600,000스포츠조선배 우승
5파워시티750325,550,000일간스포츠배 우승


-기대주 대거 탄생, 서울의 미래는 청신호?

국산 3세마 순위는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역군들을 가늠해볼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부문으로 여겨진다.

2015년 ‘메니머니’라는 걸출한 신예가 암말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면, ‘뉴화이트삭스’는 4세 이상마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대표 국산마로 거듭난 상태다. 시즌 초반 삼관대회 당시 서울은 ‘대군황’과 ‘선봉’, ‘뉴화이트삭스’의 삼강구도가 이루어졌으나, 격전지였던 코리안더비에서 ‘뉴화이트삭스’가 12위로 참패하며 그 균형이 깨지는 듯 보였다. 그리고 한 달 뒤, ‘뉴화이트삭스’는 100%달라진 모습으로 1700M를 1분 48초 3에 주파해 최고기록을 경신하더니, 또 다시 한 달 뒤 해당기록을 0.1초 앞당기며 자신의 업적을 또 한 번 갈아엎는 기염을 토했다. ‘뉴화이트삭스’의 2015년 전적은 12전 7승 2위 3회로, 최근 장거리에서의 전력도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상태라 내년도 맹위가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야호선샤인’은 TJK(터키)트로피 특별경주 우승을 통해 3세 국산마 부문 수득상금 3위를 기록함은 물론, 강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근성을 입증해냈다. 기대주 ‘선봉’ 역시 시즌 후반을 5연속 입상으로 마무리 지으며 이렇다할 경마대회 우승 없이 수득상금 4위에 랭크됐고, ‘그레이트캡틴’ 역시 시즌 50%의 승률을 기록하며 내년의 활약을 예고했다.

2015 렛츠런파크 서울 3세 국산마 수득상금 순위
순위경주마출전수우승준우승수득상금주요대회성적
1메니머니952461,000,000스포츠서울배 우승, 코리안오크스(GⅡ) 준우승, 농협중앙회장배 준우승
2뉴화이트삭스1273390,850,000일간스포츠배 준우승,
3야호선샤인1251275,800,000TJK(터키)트로피 특별경주 우승
4선봉1255271,050,000-
5그레이드캡틴1052254,280,000-



-생산환류의 활성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국산마 수득상금 순위에서 볼 수 있었듯, 2015년은 암말의 강세가 유난히 두드러졌다.

‘메니머니’는 데뷔 전부터 혈통적으로 높은 기대치를 얻은 바 있다. 한국경마의 절대적인 씨수말 ‘메니피’가 부마인 것도 중요했으나, 무엇보다 관심을 모았던 것은 모마인 ‘포킷풀어브머니’였다. 한국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포킷풀어브머니’의 첫 자마인 ‘메니머니’가 2015년을 장악하며 한국 경마계는 현역에서 맹위를 떨친 암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2015년 국산 암말계를 평정했던 ‘천년동안’이다. 2015년 동안 치렀던 7개의 경주 중 5개가 경마대회였고, 그 중에서 3개의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였던 농협중앙회장배 직후 ‘천년동안’은 종자골골절로 인해 경주로를 떠나게 됐다. 현재는 수술을 마친 후 회복기간을 가지며 씨암말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중에 있다. 현재 생산계에서는 ‘천년동안’이 회복될 경우 구매를 희망하는 민간목장이 상당수이며, 씨암말 활동이 시작되면 상당수의 상위급 씨수말들이 교배를 기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국산암말 판도는 우수한 씨암말을 발굴해내고자 운영 중인 암말대회에 제대로 힘을 실어준 한 해였다고 볼 수 있겠다.

2015 렛츠런파크 서울 3세 국산마 수득상금 순위
순위경주마출전수우승준우승수득상금주요대회성적
1메니머니952461,000,000스포츠서울배 우승, 코리안오크스(GⅡ) 준우승, 농협중앙회장배 준우승
2천년동안1273455,650,000동아일보배 우승, 경기도지사배(GⅢ) 우승, 농협중앙회장배 우승
3마이데이1251231,320,000-
4스마트타임1255206,900,000-
5로열스타1052202,750,000-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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