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말 주요 질환 및 예방법

말 고온 스트레스에 면역력 감소…원활환 마방 환기 통해 마방 기온 낮춰야
발병 원인되는 모기 서식처 제거가 효과적




무더운 여름은 사람이나 동물 모두에게 힘든 계절이자 마방이 가장 바쁜 시기이다. 특히, 장마철 전후로는 높아진 습도와 함께 종 세균 번식이 활발해져 각종 피부병과 눈병, 전염병 등이 유행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곰팡이에 의한 사료의 변질, 퇴비의 축적이나 비에 의한 깔짚 등의 오염, 흡혈 곤충의 발생 등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름철 발생할 수 있는 말 질환을 알아보고 예방법을 알아본다.

일단, 여름철에 발생하는 주요 질환은 고온다습한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경우가 많다. 외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환기가 잘 안 되는 마방 안은 그야말로 말들에게는 지옥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의한 질환

◇열사병(Heat Stroke)
고온에 의한 질환은 대표적으로 ‘열사병’이 있다. ‘고체온증’이라고도 불리는 전신 질환으로 지속된 고온 상태로 인해 체내 열 조절 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말초혈관이 확장돼 순환계가 쇼크 상태에 이르기도 하며,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말 가운데서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은 말의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며, 체온이 상승한다. 근육 경련 및 쇼크 상태를 보인다. 그리고 맥박이 빨라지고, 두 눈은 어느 곳을 응시하는 양상을 보인다. 발견 즉시 적당한 처지를 하지 않으면 가끔 폐사하는 경우도 있다.

발견 즉시 찬물로 샤워를 시켜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게 좋다. 발은 찬물에 담그게 하거나 아이스 팩을 채워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쇼크 진행을 막는 게 효과적이다. 수의사를 통해 수액 공급을 해줄 경우 손실된 체액이 보충되며, 말초순환장애도 회복된다.

◇열제(Hoof Cracks)
발굽의 벽에 금이 가서 갈라지는 질환으로 경주마에게 흔히 발생한다. 과하게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밖에 부적절하거나 빈번한 장·삭제로 인해 생긴다.

외관상 갈라진 부분이 관찰되며, 깊이가 깊으면 감염이 생겨 혈액이나 농이 나오기도 한다. 굽에 열감이 있고 파행도 나타난다.

갈라진 발굽이 더욱 진행되지 않도록 장·삭제를 해줄 필요가 있고, 더 이상 감염이 진행되지 않도록 포대 및 약물 처치가 필요하다. 건강한 발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너무 건조하거나 습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발굽이 부스러지기 쉬우며, 발굽에 기름을 발라 수분을 조절해주면 좋다.

▲발굽의 벽에 금이 가서 갈라지는 질환인 열제(Hoof Cracks)는 너무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으로 인해 발생한다. 건강한 발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갈라진 발굽 모습.

◇제차부란(Thrush)
발굽의 제차(蹄叉)의 파인 부위가 감염돼 썩어 부식되는 발굽 질병으로 혐기성 괴사균(Fusobacterium Necrophorum)이 제차에 침입해 발병한다. 습하거나 축축한 오물이 섞인 깔짚에서 오랫동안 생활할 경우 주로 발생한다.

제차 부위에서 썩는 듯한 냄새가 나며, 검은색 물기가 흘러나온다. ‘제차부란’이 발병한 말은 발뒤꿈치가 땅에 닿는 걸 기피하기 때문에 보폭이 짧다. 만성이 될 경우 발굽 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마방을 깨끗하고 건조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게 좋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발굽의 제차 부위를 깎아주고, 운동 후에는 발굽을 청결하게 관리해주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제차(蹄叉)-개구리 모양을 닮은 말굽 중앙의 연갑(軟甲)

◇유성 지루(Seborrhea)
피지가 과잉 생산되는 피부질환으로 습한 환경에서는 유성지루가 발생한다. 주로 말의 뒤꿈치 발굽 위 피부에서 자주 생기며, 삼출물이 나오고 종종 포도 모양으로 자란다.

주기적으로 각질을 녹이는 특수 샴푸 등을 통해 각화된 피부를 제거해야 한다. 완치가 어려우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무한증(Anhidrosis)
이름 그대로 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지 못하는 질환이다. 고온다습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땀 배출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기능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무한증에 걸린 말들은 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지 못해 콧구멍이 확장되고, 심장박동이 증가한다.

말을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냉수로 목욕을 시켜 체온을 낮춰주는 게 급선무이며, 전해질 제제를 투여하고 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말들은 체온이 올라가면 콧구멍이 확장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무한증에 걸린 말들은 땀은 흘리지 않으면서 콧구멍이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말 관리자들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피부사상균증(Rain Rot, Dermatophilosis)
말의 피부 등이 장마철 등 습한 환경에 지속해 노출될 경우 ‘피부사상균(Dermatophilus)’이란 세균이 침투해 감염시키는 질환이다. 종기가 곪아서 고름이 생기는 부스럼이 생기며, 농이 스며 나온다. 농이 피부에 붙어 마치 페인트를 칠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털이 빠진다.

증상을 보인 말은 전신 목욕을 시켜주며, 부드러운 솔로 딱지를 제거하고 소독제를 바른 후 건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신 항생제를 여러 날에 걸쳐 주사하면 완치를 앞당길 수 있다.

◇바이러스성 뇌척수염(Viral Encephalomyelitis)
여름철에는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기후로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모기에 의한 질환도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질환으로 바이러스성 뇌척수염이 있다. 발광, 운동 장애, 중추신경계 손상 등으로 인해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증세와 과민 반응을 일으킨다. 병세가 진행돼 마비 단계에 들어서면 말은 머리를 들지 못하고, 혀를 내놓고 아랫입술을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체중을 앞다리에 실어 균형을 잡고, 양쪽 다리를 가까이 모아 서있거나 머리를 벽에 처박고 있기도 한다. 말기 단계에는 일어나지 못하면 2~3일 이내에 폐사한다.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없으며, 매년 예방 접종을 하고, 세균을 옮길 수 있는 파리, 모기 등의 살충 소독을 해줘야 한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말 전염병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전염병 등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의 경우 발생할 경우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에 예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말 전염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를 중심으로 말 질병의 체계화 및 관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말 방역과 검역을 담당하고 있다.

◇말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 in Horse)
말 일본뇌염은 주로 작은 빨간집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발병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말에게 발병할 경우 치명적인 뇌염 증상을 유발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작은 빨간집모기가 많이 발생하는 8월경에 가장 발생률이 높다.

감염된 말의 경우 식욕이 없어지고,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고열 등이 동반된다. 2005년 홍콩에서는 백신 접종된 경주마에서 일본뇌염이 발생해 과도한 흥분과 스스로 여기저기 부딪혀 심각한 외상을 유발한 임상 예가 보고된 바도 있다. 말이 서있지 못하는 경우 폐사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현재는 백신이 개발된 상태로 모기가 발생하기 전에 일본뇌염 예방약을 접종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예방접종 시기는 뇌염모기가 발생하기 전 2~4주 간격으로 2회 예방접종을 한다. 또한 마방의 안팎을 깨끗이 청소해 모기가 발생하지 못 하게 하는 게 좋다. 주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말 일본뇌염은 주로 작은 빨간집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발병하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작은 빨간집모기가 많이 발생하는 8월경에 가장 발생률이 높다.

◇말 전염성 빈혈(Equine Infectious Anemia)
말과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주로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된다. 빈혈과 간헐적인 발열과 체중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주로 온난 다습한 지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Swamp fever’이라고도 불린다. 지역적으로 발생이 제한되지 않으며, 국내 제1종 전염병으로 규정돼 있다.

렌티 바이러스가 원인체로 적혈구를 파괴하고 골수에서 혈구 생산을 감소시켜 심한 빈혈을 유발한다. 감염된 말은 폐사하거나 만성화돼 무증상으로 경과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된 말을 조기에 발견해 격리, 도태시켜야 한다.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살모넬라 감염증(Salmonellosis)
말의 경우 살모넬라 타이피미리움(Salmonella typhimurium)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평소 섭취하는 오염된 사료나 물을 통해 감염된다. 성숙마의 경우 살모넬라증은 급성으로 생기며, 계속해 설사를 일으킨다. 발병한 말은 고통스러워하며 급격한 탈수 증상을 보인 후 12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열과 산통, 경미한 설사만을 보이는 비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말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살모넬라증에 감염될 확률이 더욱 높다.

감염마를 일단 따로 격리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에게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호 장갑과 옷, 고무 신발 등을 착용한 상태로 말에게 접근해야 한다. 세균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격리 지역을 청소하고 소독해야 한다. 탈수나 전해질 손실을 막기 위해 생리식염수나 혈장 성분을 투여해주면 된다.

■마방 청결 유지 및 원활한 환기 시스템 구축 필요

여름철에 생길 수 있는 주요 질병들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마방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다. 아울러, 고온다습한 기후로 쉽게 상하는 사료나 물을 자주 확인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여름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모기 등 흡혈 동물의 박멸이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마방 주변을 청결히 유지해 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장마로 인해 습도가 높아질 경우 깔짚을 교체하거나 건조를 통해 습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정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하는 것도 좋다.

▲여름철 발생하는 말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마방을 청결히 유지하고 마방 기온을 낮춰 말들의 고온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기적인 소독 실시도 좋다.

또한, 말들이 고온 스트레스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 통풍을 잘 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복사열 차단을 위한 시설, 그늘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차광막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실내 기온을 1~2° 가량 낮추는 효과를 낸다. 환풍기를 활용할 때는 여러 대를 이용해 공기의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배치해야 한다. 여건이 될 경우 안개 분무 시설을 설치해 마방의 기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신상민 수의사는 “더운 여름 말들을 초지에 방목할 경우 진드기성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방목시키기 전 외부 기생충 구제제를 뿌려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말 일본뇌염 등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모기들이 기피하는 계피나 감초를 활용해 마방으로의 모기들의 접근을 막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여름철 말 질환 예방법을 제시했다.


▲무더운 여름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한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는 계절이다. 곰팡이에 의한 사료의 변질, 퇴비의 축적이나 비에 의한 깔짚 등의 오염, 흡혈 곤충의 발생 등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가운데 여름철 발생할 수 있는 말 질환을 알아보고 예방법을 알아본다.


※위 기사는 말산업 국자자격시험 교재 ‘말 보건 관리’와 ‘말 전염병 진단 매뉴얼’을 참고해 작성됐음.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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