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농협중앙회장배 특별경주
경주규모의 확대로 경주질 향상•국제화 노력

2004년 최고액 상금이
걸린 대통령배
대상경주가 신설됐고,
그레이드 경주체제가
도입됐다.

이는 경주질의 향상과
한국경마 국제화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2007년에는 삼관경주가
처음 시행됐고
이듬해에는
서울-부산 교류경주도
처음 열렸다.


마사회는 2004년 11월 14일 서울경마공원에서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실시했다.

- 최고액 상금 대통령배 대상경주

경마가 연 관람인원 1600만 명(하루 평균 17만 3000명)에 이르러 대중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스포츠경기와 달리 국가수반의 명칭을 사용하는 경주가 없었다.
이에 마사회는 경마의 위상을 높이고 제2의 도약을 위해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신설하게 됐다. 경마시행을 통해 연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고 있음에도 마사회는 사회적 평가에서 우호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런 시점에서 ‘마사회이미지혁신 프로젝트’와 연계해 기업 이미지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림과 동시에 경마산업(경주마 생산•육성쭻경주출주쭻번식마로 활용)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대통령배 대상경주가 추진된 것이다.
최고 권위의 대통령배 대상경주가 이뤄짐으로써 대중레포츠로서의 경마가 새롭고 건전한 관람문화를 창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대통령배 경주(GⅠ)’를 통해 경주질을 향상시키는 등 경마산업 발전의 전기가 됐고, 팬들에게는 경마참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경주조건은 국내산 1군•연령오픈•2000m•핸디캡경주로, 국가수반의 명칭을 사용한 만큼 상금 3억 원은 당시 최고액이었다.
대통령배 경주는 1964년 ‘대통령배 상전경마’로 창설됐으나 곧 폐지됐다. 당시 뚝섬 신관람대 신축기념으로 경주가 열렸으나 대통령은 불참했다. 상금은 30만 원으로 당시로서는 상당한 금액이었다. 1968년 호주마 도입을 계기로 일본•호주•미국•말레이시아•필리핀 기수가 참가하는 대통령배국제친선대회가 2년 연속 개최됐다가 중단됐고, 1970년대 이후에는 시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실상 40년만에 부활된 대통령배 경주는 실로 감회가 깊은 행사였다.
마사회는 이날 잔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예산 3억 원을 들여 2만여 명의 고객들에게 고춧가루•멸치 등 국내산 7종의 농수산물을 선물하고 승용차를 경품으로 지급하는 등 풍성한 사은행사를 곁들였다.
2004년은 국내 경마 사상 처음으로 스폰서십 경주가 열린 해이기도 하다. 제1회 농협중앙회장배 특별 경주가 7월 11일 과천경마공원에서 제10경주에 펼쳐져 ‘고려방’이 초대 왕관을 썼다. 농협배의 상금 규모는 국산1군 일반 경주와 비슷했지만 농협중앙회에서 경주마 생산농가 육성지원금으로 2억5000만 원(제주도 1억7500만 원, 내륙 7500만 원)의 부가상금을 내놓았다.
우수마 발굴 및 생산이라는 경마시행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최초로 경마시행체 외의 기업으로부터 재원을 지원받는 스폰서 경주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이로써 매출액 급감에 따른 소요재원 확보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됐으며, 경마가 산업으로 정착하기 위한 제반 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그레이드 경주체제 도입

2004년 경마계획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대상경주 체계의 변경을 들 수 있다. 국제 기준인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가 공인하는 그레이드(GRADE) 경주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경마시행체계 정립을 통해 경마시행 및 생산에 대한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는 PART국가가 되기 위한 요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국내산마 생산 중장기계획을 통해 국산마 자급률이 75%에 이르고 있음에도 국제사회에서 한국경마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어서 한국경마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때마침 아시아경마연맹(ARF) 총회의 개최를 계기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모하던 차에 이같은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마사회는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대상경주에 대해 그레이드를 부여하기로 했다. 경주별 상금은 북미기준을 준용하되 경주 격을 고려해 25개 대상경주를 GⅠ(상금 3억 원 내외), GⅡ(2억 원 이상), GⅢ(2억 원 내외)로 하되, 조건경주(LISTED•1억 원 내외)는 원칙적으로 등급부쳐 심의대상에서 제외했다. 경마시행 및 생산의 국제적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PART 국가가 되는 것이 필요한데 ICSC의 국가분류에 들기 위해서는 그레이드경주를 시행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ICSC는 경주마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세계 각국의 경주 질과 수준을 평가•판단•분류하는 국가와 경주에 관한 국제기구로, 국가별로 PART Ⅰ,Ⅱ,Ⅲ 등 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PART국이 되기 위한 절차는 그레이드 시스템(총경주수의 3% 이내)쭻아시아 대표국가에 신청쭻심사쭻ICSC에 심의 요청쭻결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경마와 생산에 관한 국제협약’의 국제경주시행 관련 조합 가입도 전제 조건이었다.
당시 한국 경마는 매출액에서 일본, 홍콩에 이어 3위, 경주마 생산에 있어서도 일본, 인도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ICSC는 한국이 일본, 인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뒤지는 수준의 경마시행국으로 평가했다.
마사회는 이와 함께 그레이드 경주의 격•경주조검 등을 심의•확정하고 경주의 신설 및 폐지를 심의하기 위해 경마운영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국경주분류위원회(KCSC)를 구성했다.
GRADE 경주를 시행하더라도 당장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국제 인증을 추진하는 등 한국 경마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경주체계로 전환하는 기반을 다지고, 한국 경마의 위상 제고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국제 경주의 도입도 추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중대한 사건이었다.
2003년 10월 14~15일 실시된 경매에서 6500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마가 탄생했다. 국내 경매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얼링 세일(Yearling Sale: 한 살 된 말들의 경매)에서 ‘아이시갤러’ 자마는 6500만 원에 낙찰 돼 전년도 내륙산 경매에서 6200만 원에 낙찰된 ‘퀸엑셀런시’의 최고 경매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얼링 세일의 활성화는 일찍 구입된 어린 경주마의 관리가 그만큼 빨라지게 되고 기초 순치와 육성, 기초훈련까지 마친 2세마가 조기에 경주에 투입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모두 88두의 예비 1세마가 상장된 가운데 34두가 낙찰됐으며(낙찰률 38.6%), 낙찰 평균가도 2796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률만 본다면 예전 2세마 경매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지만, 당초 목표치가 4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어쨌든 고가 경주마의 탄생으로 생산자들이 좀더 혈통 좋은 우수 씨암말 확보와 경주마 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국산마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한편 낙찰가 기록은 해를 거듭할수록 경신돼 드디어 1억 원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 3월 24~25일 제주 경마목장에서 시행된 경매에서는 2006년과 2007년 리딩싸이어(Leading Sire)에 등극했던 ‘디디미’의 자마(모마 ‘우드페임’)가 1억1000만 원의 최고가로 낙찰돼 종전 국산마 최고가(9600만 원)를 경신했다. 리딩싸이어는 1년 동안 자마들이 거둬들인 상금 총액이 가장 많은 씨수말을 말한다. >>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ung1204@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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