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기마대 인터뷰

전북경찰기마대는 총 5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현직 경찰관인 경찰기마대장 2명과 의무경찰 3명이다. 20일 오후 전주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 중인 전주승마장에서 말타는 경찰 안수연 경위와 강진석 경위 그리고 경찰기마대에서 복무 중인 의경 3인방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 말을 즐겨 탔나.
(강진석 경위, 이하 강)당시는 승마를 접하기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요즘은 승마가 상당히 많이 보급됐고, 귀족 스포츠란 이미지가 많이 빠졌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아무나 할 수 없던 영역이었다. 승마는 경찰기마대에 오면서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덧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으니 기승한 지도 꽤 된 거 같다.

(안수연 경위, 이하 안)나도 마찬가지로 경찰기마대에 오면서 말을 타기 시작했다. 강진석 경위보다 기간이 짧긴 하지만 10년 이상 말을 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경찰기미대가 활약했던 걸로 안다 그 당시 어떤 활동을 했었는지.
(강)월드컵이 열릴 당시 광주, 전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기본적으로 기마순찰 활동을 했다. 기마순찰 이외에도 홀리건 난동에 대비한 훈련 등도 했었다. 국제적인 축구 축제에 혹시나 홀리건이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으로 준비했었다. 홀리건 난동 진압을 위한 실질적인 훈련도 했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찰부대들을 동원해 말이 8마리와 함께 했던 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전북이 말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
(안)맞다. 전북 지역에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을 비롯해 전주에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전주기전대가 있고, 남원에는 경마축산고, 장수에는 마사고가 있다. 이것들과 연계돼서 말산업특구로 전북이 지정돼도 괜찮을 것이다.

(강)전북이 다른 시도에 비해 인구 규모는 작아도 승마나 말과 관련해 관심도가 높았다. 승마 관련 주요 인사를 비롯해 선수들도 전북 출신이 많았다. 그런 이유들이 간접적으로 작용해 전북에 경찰기마대가 창설됐던 것 같다.

-일반적인 경찰의 모습과는 좀 다른 임무를 수행 중이다. 생활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는지.
(강)보통 경찰의 모습과는 다르다. 예를 들면, 잘못을 한 이를 구속하면서도 인간적인 입장에서는 사정이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해 계속 구속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는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말을 타고 순찰을 돌고, 또 사진 찍어주고 이러면 시민들이 고맙다고 하고, 멋있다고 칭찬해주니 좋은 것 같다. 사실 나한테 멋있다고 하는 게 아니고 말이 멋있다고 하는 거일 것이다. 그런데도 일반 경찰들이 일선에서는 듣기 힘든 말을 듣는 게 좋다.

(안)강 경위와 함께 오래 근무했다 보니 소감은 비슷하다. 경찰 본연의 임무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보니 한편으로는 소외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니 보람찬 기분이다.

-말을 타다보면 승마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텐데.

(강)예전에는 각종 대회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원이 부족해서 쉽지 않다. 누군가 한명은 부대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요즘엔 시합을 나갈 여건이 안 된다.

-말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안)말은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함께할수록 만날수록 빠져든다. 교감을 하다보면 정이 든다. 말에 빠진다가 아니라 말과 정든다는 말이 맞다. 어떤 사람들은 스포츠용품이라고 처음에는 말을 막 다루지만 타다보면 교감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 같다. 승마는 스포츠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종목이다.

(강)일반 경찰 생활을 하면서 일반 의경 관리도 해보고, 기마대와에 와서 기마대 의경 관리도 해보면 기마대 의경들이 상대적으로 착한 것 같다. 말을 좋아하는 애들은 보통 다른 동물도 좋아하고, 어릴 때부터 말똥 치우고 이런 것들이 몸에 배어있어서 그런지 말썽 피우는 애들도 없고 관리하기 쉽다. 그만큼 말이 인간을 선하게 해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이어서 전북경찰기마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의경 3명을 만나 짧게 기마대 생활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전북경찰기마대에서 군 복무 중인 의경 3인은 말을 통해 시민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어 보람차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좌측부터 김성윤 상경, 장천웅 상경, 김형동 이경).

(장천웅 상경)
난 전주기전대에 진학하면서 말을 타기 시작했다. 남보다 다소 늦게 말과 함께했지만 운 좋게 면접을 통해 기마대에 들어올 수 있었다. 친구들이 전북경찰기마대 시험을 함께 봤는데 나만 기마대에 선발됐다.

(김성윤 상경)
전북 장수에 있는 마사고에서 처음 말과 함께했다. 대학교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시작해 어느덧 말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말을 보면 나도 모르게 끌리는 것 같다. 전북경찰기마대에서 복무하게 돼 정말 기쁘다. 군 생활을 내 특기를 살려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김형동 이경)나도 대학 진학해서 말을 탄지는 3년 정도밖에 안됐다. 대학 재학 중에 미약하게나마 입상을 해서 기마대에 들어올 수 있었고, 여기서 조금씩 조금씩 말과 함께하면서 더욱더 말과 친해지게 됐다. 말은 생각보다 귀엽다. 그리고 말도 잘 알아듣는다.



▲안수연·강진석 2명의 전북경찰기마대장은 전북 지역은 다른 시도에 비해 인구 규모는 작지만 말과 인연이 깊고 말산업하기 좋은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경찰기마대로서 시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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