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씨수말 데뷔 ‘크리솔라이트’, 자마도 코리아컵 우승하길”
“한국 씨수말 데뷔 ‘크리솔라이트’, 자마도 코리아컵 우승하길”
  • 안치호 기자
    안치호 기자 john337337@horsebiz.co.kr
  • 승인 2020.01.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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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서 씨수말로 데뷔한 초대 코리아컵 우승마 ‘크리솔라이트’
‘크리솔라이트’ 수입해 온 홍승오 지산팜 대표 인터뷰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2016년 9월 11일 국제 경마대회인 코리아컵(GⅠ·1,800m)이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렸다. ‘트리플나인’, ‘파워블레이드’ 등 뛰어난 한국 경주마들이 출전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 경마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온 ‘크리솔라이트’가 1분 52.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고 다음 해인 2017년 9월 10일 열린 제2회 코리아컵에서는 1분 51.4초로 2위를 했다.

‘크리솔라이트’, 경마팬이라면 코리아컵을 보면서 한 번쯤은 보고 들은 이름일 것이다. 코리아컵 초대 우승과 1회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긴 말이다. 이 경주마는 2010년생으로 이제 11살이 된 일본에서 온 수말인데 부마가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인 ‘골드얼루어’다. 이런 좋은 혈통을 가진 말이 한국 땅을 다시 밟게 됐다.

2009년 개장해 지난해부터 교배를 시작한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지산홀스랜드에서 홍승오 지산팜 대표를 만나 2019년 한국에서 씨수말로 깜짝 데뷔한 ‘크리솔라이트’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노던팜에서 ‘크리솔라이트’를 한국으로 들여와 씨수말로 데뷔시킨 홍승오 지산팜 대표(사진 제공= 지산팜).
일본 노던팜에서 ‘크리솔라이트’를 한국으로 들여와 씨수말로 데뷔시킨 홍승오 지산팜 대표(사진 제공= 지산팜).

-‘크리솔라이트’는 어떤 말인지

‘선데이사일런스’가 부마인 ‘골드얼루어’의 자마로 ‘골드얼루어’ 자마 중 ‘크리솔라이트’가 한국에 온 유일한 씨수말이다. 외국에서 총 35번의 경주에 출전해 1위 9번, 2위 13번, 3위 2번 입상한 말로 수득 상금은 383만 7,790달러다. 일본에서 2세에 데뷔하고 처음으로 뛴 1,400m를 2등을 했고 이어 1,800m에서 1등을 했다. 3세에는 재팬더트더비(GⅠ·2,000m) 경주에서 1등을 하는 등 일본 중거리 경주에서 두각을 보였다.
 

-‘크리솔라이트’가 어떻게 한국에서 씨수말로 데뷔하게 됐는지

‘크리솔라이트’가 한국에 오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지산팜은 한국에서도 마주로 활동하고 있는 요시다 가츠미 일본 노던팜 회장을 알고 있었고 씨암말을 수입하는 것을 제안하려고 했었다. 어느 날 이른 새벽 요시다 가츠미 회장이 일본에서 전화를 걸어 한국경마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크리솔라이트’가 한국에 가는 것이 맞다고 얘기를 했다. 요시다 가츠미 회장이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으로 2019년 은퇴한 ‘크리솔라이트’는 2019년 한국에서 씨수말로 데뷔해 현재 지산홀스랜드에 있다.
 

-‘크리솔라이트’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장점은 현역 시절 무게가 500kg 정도였지만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날렵했다. ‘크리솔라이트’는 한국에 있는 외국산 씨수말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 경주를 뛰어본 말이다. 코리아컵을 2번 참가해 실제 한국 경주를 출전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 ‘크리솔라이트’의 강점이다. 단점은 장거리용 경주마라는 인식이 있어 우려된다. 하지만 ‘크리솔라이트’의 코리아컵 우승 당시 경주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선행을 놓치지 않아서 단거리에서도 충분히 통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혈통적으로 기대가 클 것 같은데

사실 ‘크리솔라이트’는 한국에 들여오기 쉽지 않은 좋은 혈통을 가지고 있다. 부마인 ‘골드얼루어’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본의 경마산업을 발전시킨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이며, 모마인 ‘크리소프레이스’는 자마로 GⅠ 우승마 3마리, GⅡ 우승마 1마리를 배출하는 등 부마와 모마의 혈통이 좋다. 부마와 모마가 같은 동생 ‘크리소베릴’도 좋은 혈통으로 재팬챔피언더비와 챔피언즈컵 GⅠ급 경주에서 우승하고 일본 중앙경마에서 6전 6승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이번에 세계 최고 상금이 걸린 경마대회인 사우디컵도 출전 예정이다.

한국의 서러브레드 경주마는 대부분 미국 쪽 혈통이 많아 일본 혈통을 가진 ‘크리솔라이트’가 중복되는 혈통이 많지 않아 앞으로 기대가 된다. 작년 교배료 500만 원으로 시험 교배를 5마리 진행했는데 올해 봄에 ‘크리솔라이트’의 첫 자마가 탄생할 예정이다. 작년 처음 교배를 시작한 지산팜은 다른 생산자들과 다르게 당세부터 말을 훈련해 차별화된 부분도 있어 기대된다.

한국에서 코리아컵 우승 1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경마팬들의 기억에 남은 ‘크리솔라이트’가 2019년 한국 지산팜에서 씨수말로 데뷔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한국에서 코리아컵 우승 1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경마팬들의 기억에 남은 ‘크리솔라이트’가 2019년 한국 지산팜에서 씨수말로 데뷔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말산업이 어려운데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저와 직원들이 승마선수 출신이지만 일본 노던팜에서 일을 배우고 와서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일본이랑 30년은 차이 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 세대에서 20년 정도는 줄여보자는 라는 목표로 지금 일하고 있고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한국 말산업에 안타까운 것은 승마와 경마가 한국은 너무 확연하게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일본을 예로 들면 승마를 했던 인력들이 어린 말들을 훈련하고 조교하는 등 관련 일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서로가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들을 같이 채워주고 융합되면서 일이 잘 돌아간다. 그래서 승마선수나 동호인들이 경마산업에 관심을 가지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말산업에서 경마산업이 자본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돈의 흐름이 많지만 한국경마의 수준은 아직 높지는 않다. 이런 수준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라고 생각한다. 경마장에서 기승 관련 인원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경마산업에서 자체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승마로 단련된 인력들을 채용해야 한다. 그러면 낙후된 승마산업을 발전시키고 기존 승마인들이 경마산업에 참여하면서 경마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현재 가장 안타까운 문제가 경주 퇴역마 문제인데 경주마는 경주를 뛴 시간보다 은퇴 후의 시간이 더 긴데 은퇴하고 승마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면 그대로 불용마로 도태된다. 일본은 경주 퇴역마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전일본 서러브레드 승마대회를 여는데 1위 상금이 약 1억 원 정도 된다. 많은 사람이 출전하며 퇴역 경주마의 질적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국내산 전문 승용마를 육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국내에 많은 경주 퇴역마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경주퇴역마 승마대회를 많이 유치해 생산성과 효율성 있는 경주 퇴역마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한국의 경주마 생산 두수는 경마장에 비해 많아 보인다. 일본은 중앙경마장이 10개소, 지방경마장이 15개소가 된다. 이 많은 경마장을 운영하면서 1년에 약 7,000마리를 제한적으로 생산해 불용마들이 많지 않다. 한국도 경주 수나 경마장 수에 맞게 경주마 생산을 양보다는 질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승마대회를 하면 선수를 시상하고 생산자도 시상한다. 한국은 유럽에서 대부분 수입한 말들을 승용마로 많이 쓰다 보니 이렇게는 못 하고 있지만, 결국 경주마의 혈통인 서러브레드를 활성화하는 것이 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주마가 은퇴하고 승용마까지 하면서 경마에서 승마로 연결되면 경주마 생산 농가는 경마도 잘하고 승마도 잘하는 좋은 말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다.

홍승오 대표는 “‘크리솔라이트’가 제주도에서 좋은 씨암말과 교배해 성공하는 것보다 낙후된 내륙 생산을 조금이라도 활성화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홍승오 대표는 “‘크리솔라이트’가 제주도에서 좋은 씨암말과 교배해 성공하는 것보다 낙후된 내륙 생산을 조금이라도 활성화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크리솔라이트’에게 앞으로 기대하는 점은, 목표가 있다면

많은 사람이 ‘크리솔라이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를 가야 한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래야 제주도의 좋은 씨암말과 교배를 할 수 있으니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현재 내륙 생산이 너무 낙후돼 있다. 그래서 ‘크리솔라이트’는 제주도에 내려가지 않고 내륙에 계신 생산자분들이 적극적으로 교배하기를 원했으면 좋겠다. 내륙 생산을 조금이라도 더 활성화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크리솔라이트’의 자마들이 앞으로 잘 성장해서 아빠가 출전한 코리아컵에 똑같이 출전해 우승했으면 좋겠다. 또한 ‘크리솔라이트’로 국산 씨암말과 교배해서 좋은 자마를 배출해 일본 경주에 출전하는 것도 목표다. ‘선데이사일런스’가 일본 경마산업을 만들어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선데이사일런스’처럼 ‘크리솔라이트’가 한국경마에서 큰 활약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일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사람도 날씨도 비슷한 가까운 일본이 말산업 선진국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배워야 할 점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산업 선진국인 일본이 처음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자기들만의 경마를 만들었듯이 우리나라도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여러 경마 선진국들의 경험과 방식을 받아들여 한국만의 선진경마 스타일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 노덤팜에서 ‘크리솔라이트’를 수입해 온 홍승오 지산팜 대표를 만나 ‘크리솔라이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일본 노덤팜에서 ‘크리솔라이트’를 수입해 온 홍승오 지산팜 대표를 만나 ‘크리솔라이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중장거리 경주뿐만 아니라 단거리에서도 실력을 보여주고 한국과 외국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크리솔라이트’가 씨수말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얼마나 좋은 혈통의 자마를 배출하고 그 자마들이 일본 경주에도 출전하고 아빠처럼 코리아컵도 우승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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