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지춘성, 예술감독 남명렬)가 오는 2020년 5월 2일(토)부터 5월 31일(일)까지 30일간 대학로 인근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1977년부터 시작한 서울연극제는 작년 99회 공연 중 48회 매진을 기록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연극 축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많은 축제들이 축소, 연기,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 이번 서울연극제 또한 프로그램 구성도 크게 변동되었다. 연극 무대와 무대 의상을 체험할 수 있는 '홍보부스', 배우와 시민이 함께하는 '낭독극장', 100인의
계산 빠른 장사꾼, 美 이익의 수호자 트럼프넘치는 자신감, 돈만 좇는 현실주의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으뜸 갈만큼 자신을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대통령이다. 예측불허의 흥정외교, 이중플레이를 통한 압박, 미국 우선주의 국익외교, 협상력과 순발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중국이 만들어낸 사기극으로, 파리협정을 미국의 이익을 다른 국가에게 재분배하는 협정으로 규정하고 반대했다. 이를 보고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세계 최강 국가의 대통령이 보여줘야 할 철학이나 비전은 기대할 것이 없다는 비판을 했다.트
다양한 주제에 걸쳐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한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와 박지원 작가가 10차례에 걸쳐 한 대담이 책으로 탄생했다. 박홍규 명예교수는 40여년간 노동법 분야를 비롯하여 미셸 푸코에서 빈센트 반 고흐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대담은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여름까지 이뤄졌으며 주된 소재는 '르네상스적 인간'인 박 교수의 독서 편력이다.진보적 법학자로서 독재, 사법부, 재벌에 분노하며 겉으로 사회정의를 외치며 뒤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온 '민주인사들'에게 분노했다.그는 우리 사회의 '끼리끼리'와 '패거리'를 증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협치·공감의 리더십이라는 분석에서부터 독단과 과거에 빠진 리더십이라는 등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문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난, 일부 언론의 적대적 보도, 대미·대일 관계의 난조, 남북간 신뢰감 하락 등 상당한 국내외 정세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임기가 하반기로 접어들고 있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하차 등 불리한 조건이 숱하게 놓여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겨울이 되면 밤늦은 시간에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듣는 것이 참으로 좋다.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밤에 독일 바리톤 가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의 서정적이고도 기쁜, 어둡고도 맑은 ‘겨울 나그네’를 듣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피셔 디스카우의 노래만이 아니다. 그가 독일 가곡 리트(Lied)를 단정하게 부르도록 든든하게 받쳐주는 제럴드 무어의 피아노 반주는 또 얼마나 근사한가. 알프레드 브렌델, 다니엘 바렌보임,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등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앞 다투어 그의 가곡 반주를 맡
보덴호(Lake Constance)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실레는 브레겐츠역으로 가면서 호숫가에 서 있는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았다. 작고 앙상한 나무에 그는 마음을 빼앗겼다. 작은 나무는 살짝 굽은 아랫부분에 버팀목을 대고 서 있었다. 나무가 달고 있는 몇 개의 잎은 시들기 직전의 연녹색으로 하늘거렸고, 건너편 산은 투명한 초록보라빛으로 저물고 있었다. 옅은 그 색감에 실레는 건조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보덴호의 작은 나무 한 그루가 그에게 새로운 색감을 주었다.그가 지난해 그린 는 엷은 회청색 하늘을 배경으로 비스듬
굵은 실로 꼰 목걸이를 하고 있던 여자가 떠오른다. 그 애와는 초등학교 시절 잠시 같은 반에서 지냈고, 십대 후반, 지방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우연히 만나 가을날 교외의 과수원 길을 걸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때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생명체에는 아픈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나는 그 아픔에 관심을 갖게 돼!”라고. 젠장!그 애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을 온 아이였다. 외삼촌 집으로 살러왔다고 하는 아이는 우리보다 한 살이 많은 애였다. 부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아이는 도시에서 6학년을 다
공중곡예사가 곡예를 마칠 때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그를 잡아주는 캐처(catcher)다. 공중곡예를 펼치는 플라이어(flier)는 당목을 잡고 땅에서 떠올라 공중에서 곡예를 한 후 팔을 앞으로 쭉 뻗친 상태로 점프를 하여 허공에 몸을 던진다. 바로 그 때 날아오는 플라이어의 손을 잡아 안착시켜주는 사람이 무대 뒤의 캐처다. 그네를 놓는 순간 곡예사는 자신의 몸이 날아가며 만들어내는 관성 말고는 아무것도 지탱해주는 것이 없는 상태가 된다. 오직 캐처만을 의지해야 한다.위험한 공간으로 날아오는 곡예사와 그를 사뿐히
가을날의 저녁 7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불과 얼마 전과 비교해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 여름철의 저녁 7시는 아직도 한낮이다. 해가 지기에는 한참을 더 있어야 하고, 대지의 열기는 화로처럼 식지 않는다. 그 일광(日光)속에서는 누구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처럼 ‘주여,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라고 노래하지 못한다. 그런 노래가 가능해지는 것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어느새 한낮에서 어둠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는 때쯤부터다. 아, 벌써 가을이 오고 한 해가 이울고 있구나,
여행의 설렘이 찾아오면 잠들기가 힘들다. 고대하던 한국관광 100선 수도권·강원권 홍보 팸투어 일정이 시작되었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아침 7시 50분 집합, 오래간만에 일찍 일어나 서둘러 길을 나섰다. 해외든 국내여행이든 왜 떠나기 전날은 항상 뜬 눈으로 지새우는지 모르겠다. 2시간정도 숙면을 취하고 늦지 않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미세먼지 수치가 그리 높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유난히 흐렸던 하늘. 여행은 8할이 날씨라도 내 입으로 계속 이야기하는데, 아쉽게도 기대했던 날씨는 아니었다.여행 1일차 첫 목적지 남한산성. 김훈
2019년 4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신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진작 다녀오자 생각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겨우 찾아뵙게 되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 역시 안창호 선생님에 대해 많은 걸 알지 못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했는데, 배워야 할 것이 산더미이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늦게나마 이곳을 찾아올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이번 기회에 더 공부하고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도산공원, 안창호 선생님 내외분의 묘소,
20세기 천재 화가…심장 뒤흔드는 예술가 소설로 탄생잔인하도록 아름다운 작품…영화 제작돼 관객에도 선사에곤 실레 사후 100주년을 2년 앞둔 시점에서 에곤 실레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괄목할 만한 작품이 나왔다.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저자 임순만은 20세기 초 세계 지성과 예술의 분출지였던 오스트리아 빈으로 우리를 데려가 에곤 실레를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상과 예술사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에곤 실레, 백 년간의 잠』(문학의 문학, 2016)은 클림트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졌던 에곤 실레가 사후 백 년 가까이 지나며 세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