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가져다 주는 여신 락시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금잔화다. 힌디어로는 '사야파트리', 영어로는 마리골드( Marigold), '마침내 행복하리라'가 꽃말인 이 황금색 꽃은 티하르 무렵에 절정을 이룬다.

부엌의 크고 작은 물동이에도 금잔화 꽃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김홍성

 

부엌에서 마늘 다듬는 부인들. 선반에는 이 분들이 쓰는 크고 작은 물동이들이 금잔화꽃 목걸이를 하고 얌전하게 앉아있다. ⓒ김홍성

 

부를 가져다 주는 여신 락시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금잔화다. 힌디어로는 '사야파트리', 영어로는 마리골드( Marigold), '마침내 행복하리라'가 꽃말인 이 황금색 꽃은 티하르 무렵에 절정을 이룬다.

인도와 네팔의 모든 마을에서 정성들여 가꾼다. 신에게 치성을 드리고, 사람과 가축의 무병장수를 빌고, 축제를 기리는 데 쓰기 위해서다.  

꽃목걸이를 만들어 집 지키는 개의 목에 걸어 주고, 일하고 젖 주는 소의 목에 걸어주고, 먼 길 떠나는 가족의 목에 걸어 준다. 오늘 같은 티하르 명절에는 모든 문을 금잔화로 치장하여 여신 락시미가 즐겁게 찾아와 주기를 기원한다.

돌포 바잘의 네왈리 마을 수레스타 씨 집에서는 부엌의 크고 작은 물동이에도 금잔화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소녀들이 쓰는 작은 물동이들과 어머니들이 쓰는 큰 물동이들이 금잔화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부엌 선반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은 이미 행복으로 가득했다.

 

락시미 여신을 맞이할 등잔에 불을 밝히는 여성들.ⓒ김홍성  

 

불빛이 은은한 작은 등잔들을 문지방 위에 놓고 있다. ⓒ김홍성 

 

수레스타 씨네 가게도 락시미 여신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김홍성 

 

날이 어두워지면서 집 앞을 치장한 수 십 개의 붉고 푸른 전구들이 휘황한 빛을 뿜기 시작할 무렵 수레스타 씨 부인을 비롯한 여성들은 조그만 등잔불들을 밝혀 쟁반에 담아 들고 하나하나 놓을 자리에 놓기 시작했다. 문 앞에 놓고, 문지방에 놓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놓고, 계단 위에 놓았다.

거리의 모든 집들이 그렇게 불을 밝혀 놓고 밤을 맞으면 동네 어린이들이 패를 모아 이웃집 문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용돈을 거둔다. 노래 중에는 티하르에만 부르는 돌림노래 같은 것도 있다. 데슐레, 데슐레, 데슐레.....하는 후렴이 따르고, 노랫말은 그때그때 일정한 운에 맞추어 덕담을 지어서 부르는 듯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수레스타 씨네는 복도 많지 복도 많아

큰아들은 우리 마을 위원장 위원장

작은 아들은 캐나다로 유학갔다 유학갔다

데슐레, 데슐레, 데슐레, 데슐레 ...... 

 

밤이 되자 거리의 모든 가게들 앞에 장식한 등잔들이 환한 불빛을 뿜었다. ⓒ김홍성 

 

가가호호 방문하여 문 앞에서 노래하는 소년들. ⓒ김홍성 

 

소녀들도 가담했다. 소년의 허리에 두른 길쭉한 북은 두 손바닥으로 두드린다. ⓒ김홍성 

 

조그만 소년들 패거리가 지나가고, 소녀들만의 패거리도 지나가고, 털 나기 시작한 이팔청춘들도 지나간 뒤에 후출한 복색의 티베탄 난민들도 등장했다. 영감님은 티베탄 기타를 켜고 아주머니들은 한 줄로 길게 서서 합창을 하며 티베탄 전통 춤을 추는데, 곡조가 얼마나 구슬프던지 …….

40-50 년 전에는 돌포 바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장인 '잘사'라는 곳에 티베탄 난민촌이 있었고, 난민들이 모여 카펫을 짜서 팔았는데 지금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계속>

 

한 줄로 길게 서서 합창을 하며 티베탄 전통 춤을 추는 난민들. ⓒ김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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