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 글, 서영경 그림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함께자람(교학사), 2019) 발간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즐겨 읽을까. 분단을 뛰어넘어 어린이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우리가 몰랐던 북한 전래 동화 23편을 담은 박상재 글, 서영경 그림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도서출판 함께자람(교학사), 2019)가 발간됐다.

전래 동화는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를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마다 조상들의 기쁨과 슬픔, 재치와 슬기가 오롯이 담겨 있어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는 남북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북한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23편의 전래 동화를 모아 엮은 책이다. 70년이 넘게 서로 갈라져 있는 사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남한과 북한의 전래 동화는 서로 비슷한 이야기도 있어서 우리가 한 핏줄임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 전래 동화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문화와 정서를 함께하는 한민족임을 깨닫고 북한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북한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전래 동화 가운데 이야기의 완결성을 갖추고 재미와 교훈이 담긴 23편의 이야기를 뽑아 풍부한 삽화와 함께 구성했다. ‘농사일을 돕는 개’는 개를 대하는 형제의 상반되는 행동을 통해 권선징악을 일깨우고 요행을 바라는 농부를 징계하는 ‘농부와 기장나무’ 이야기는 타인의 도움과 선의에 감사하는 마음과 성실한 노력만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한다.

또한 ‘병풍 속 호랑이’, ‘꾀동이의 지혜’, ‘백쉰 가지 음식’ 세 편의 이야기에는 영리한 꾀로 강자들을 골탕 먹이는 아이들이 등장하여 통쾌한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남의 뒤치다꺼리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뜻이 담긴 ‘똥 진 너구리’, 주출석의 유래와 관련된 ‘술이 나오는 돌’ 등 다채롭고 색다른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독일의 시인 실러가 “내가 인생에서 배운 진리보다 더 깊은 의미가 어린 시절 들은 옛이야기 속에 들어 있다”고 말한 것처럼 어린 시절에 처음 만나는 전래 동화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물이 되어준다.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북 어린이들이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북한의 전래 동화를 뽑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쓴 책이다.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의 옛이야기를 통해 한 민족의 정서를 함께 느껴 봄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문화의 차이를 좁히고 북한 어린이들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인물들의 감정을 생생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감칠맛 나게 만들어 준다.
 

저자 소개

글 박상재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났으며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PEN문학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제6차, 7차 국어 교과서 집필 심의위원으로 일했으며 한국교원대학교 겸임 교수와 서울 당중초등학교 교장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개미가 된 아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등 많은 작품이 있다.

그림 서영경
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빛나는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를 위한 다이아몬드』, 『행복한 자기 감정 표현 학교』, 『오총사 협회』, 『잘못 뽑은 반장』,『도서관에서 사라진 아이들』 등이 있다.

박상재 글, 서영경 그림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함께자람(교학사), 2019), 정가 11,000원(사진 제공= 함께자람(교학사)).
박상재 글, 서영경 그림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함께자람(교학사), 2019), 정가 11,000원(사진 제공= 함께자람(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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