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분쟁, 국내 말산업 피해 미미
반일 감정 격앙, 9월 열릴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시선 집중
일본말, 초대대회부터 우승 놓치지 않아···일본 상금 싹쓸이 양상
한국마사회, ‘일본 경주마 출전 여부’ 내부에서 심도 논의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일본 정부가 수출 간소화 대상국 일명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7일 공포했다. 오는 28일부터는 기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과 더불어 1천 100여 개 품목 추가 수출규제가 이뤄지며 국내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향후 국내 산업의 한 축이 될 ‘말산업’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결론적으로만 보면 한일 무역 분쟁으로 인한 국내 말산업의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들의 반일 감정에 따른 자존심 구기는 상황은 다소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일 무역분쟁, 국내 말산업 피해 미미

최근 5년간 일본산 경주마 수입, 전체 1% 미만···미국산 경주마 수입 90%

현재 국내 말산업은 대다수가 경마산업을 근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승마산업의 규모가 다소 성장했으나 경마산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수입된 1,812두의 경주마 중 단 38두만이 일본에서 수입된 걸로 나타났다. 한국경마가 후진적이던 시기에는 가까운 인접국인 일본에서 씨수말 또는 경주용 말을 들여왔다. 그러나 1993년 개인 마주제 도입으로 마주 성향에 따라 세계로 눈을 돌렸고, 한국경마의 자체 수준 향상에 따라 수준 높은 경주마가 필요했다. 현재는 수입 경주마의 90%가량이 미국산이다.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과 더불어 1천 100여 개 품목 추가 수출규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수입된 1,812두의 경주마 중 단 38두만이 일본에서 수입되며 대일 의존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말 테마파크 ‘노던홀스파크’ 모습. ⓒ말산업저널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과 더불어 1천 100여 개 품목 추가 수출규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말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해외에서 수입된 1,812두의 경주마 중 단 38두만이 일본에서 수입되며 대일 의존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말 테마파크 ‘노던홀스파크’ 모습. ⓒ말산업저널 자료사진

반일 감정 격앙, 9월 열릴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화두

일본말, 초대대회부터 우승 놓치지 않아···일본 상금 싹쓸이 양상

올해도 일본말 선전 예상···국민정서상 조정 불가피

한국마사회, ‘일본 경주마 출전 여부’ 내부에서 심도 논의

수출 제한에 따른 피해는 없지만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경마 스포츠 특성상 한일 대결에서 자존심을 구기는 상황은 충분히 연출될 수 있다. 일본에 대한 국민의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9월 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경주 ‘제4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 일본 경주마들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른 경마 선진국 G1 그룹에서 경주마가 나서긴 한다. 하지만, 2016년 초대 코리아컵 시리즈 대회부터 일본 경주마들이 단 한 차례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고, 상금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현재 국민 감정적으로 볼 때는 우리 집 잔치에 남이 와서 생일상 받는 모양새이다.

작년에 열린 ‘제3회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경주마 ‘런던타운’의 모습(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작년에 열린 ‘제3회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경주마 ‘런던타운’의 모습(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이미 다른 스포츠에서는 한일 스포츠 교류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강원도 강릉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에는 일본 선수들의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일본팀을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중앙경마는 전 세계 경마시행국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G1 그룹으로 분류되며, 국제적인 경마 이벤트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반면, 한국경마는 G2 그룹이다. 그마저도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16년에 이룩했다. 한국마사회의 부단한 노력으로 한국경마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긴 했지만 일본경마에 비해 객관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마사회는 오는 9일까지 올해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 출전할 해외 경주마에 대한 예비 신청을 받는다. 출전을 희망한다고 해서 모든 경주마가 코리아컵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아니고‘코라아컵 개최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

국제 경마대회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출전 신청 자체를 받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만큼 국민적인 정서를 반영해 대회 개최위원회에서 해당 국가의 경주마를 최종 출전마에 선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마사회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걸로 전해진다.

코리아컵 예비 신청마, 고(高) 레이팅 경주마는 대다수 일본말

일본말 미 출전 시,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국제 경주 수준 하락 우려

일본 경주마가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의 대회 수준 유지 및 관리에 약간의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현시점까지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참가 신청한 경주마 중 높은 국제레이팅을 가진 말은 대다수가 일본 국적의 말들이다. 일본 말들이 대거 빠질 경우, 올해 5월 파트1 국제경주(GⅢ)로 격상된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의 국제 경주 수준 유지에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한국경마가 국제 수준의 경마로의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산 경주마들이 해외무대에서 선전하고,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경마대회에 수준 높은 해외 경주마들이 나서 세계적인 시선을 끌어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기에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일 무역 분쟁이 지속되며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9월 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제4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 일본 경주마들이 출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일본말이 선전하며 상금을 휩쓸어갔기에 출전 여부에서부터 경마팬과 국민들의 큰 관심사이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한일 무역 분쟁이 지속되며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9월 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제4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 일본 경주마들이 출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년 일본말이 선전하며 상금을 휩쓸어갔기에 출전 여부에서부터 경마팬과 국민들의 큰 관심사이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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